제자훈련컨설팅 강정원 목사 _ 만남의교회
이제는 한국 교회 내에서도 제자훈련 목회로 건강하게 사역하는 교회들이 많아졌다. 여러 가지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제자훈련이 목회의 본질이라는 사실이 한국 교회 안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섬기는 교회 역시 한결같이 한 사람 철학으로 사람을 세우며 달려가고 있다. 항상 성공했던 것도 아니고, 항상 실패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을 세우는 것이 예수님의 목회였고, 평신도들과 동역하는 것이 목회의 본질임을 알았기 때문에 제자훈련 목회를 한 번도 쉬어본 적도, 중단해 본 적도 없이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7, 8월이 되면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 교회들이 여름철 휴가와 더위 때문에 제자훈련 방학을 하고, 9월에 새롭게 하반기 훈련을 시작한다.
옛말에 이런 속담이 있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달리는 기차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개가 짖어도 달린다. 제자훈련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고, 긴 시간을 통하여 그 결과물이 얻어진다. 제자훈련은 마치 레일을 달리는 기차와 같다. 힘차게 달리던 기차는 어떤 돌멩이도 장벽도 뚫고 돌파하지만, 정지하고 있던 기차가 다시 달리려면 바로 앞의 장애물을 쉽게 뚫고 가기가 힘든 법이다.
여름방학이나 휴가 등으로 제자훈련을 휴강했다가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는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고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분명 있다. 여름을 지나 9월에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자.
첫째,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영성을 회복시키라
수십 년 경험하고 또 경험하지만 제자훈련을 일시적으로 휴강하거나 방학을 하고 새롭게 시작할 때면 목회자도 훈련생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동안 독서 과제를 내준다든지, 날마다 큐티를 하게 한다든지, 여러 가지 과제가 있지만, 방학이 지나면 왠지 허전하고 마음 상태가 해이해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나의 경우 지난 11년 동안 매년 8월 셋째 주간에 실시되는 2박3일의 영성훈련에 항상 참석하여 영성을 회복해왔다. 그리고 훈련생들도 참석시켜 영성을 회복하게 했다. 물론 이 곳에 처음 참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들이 다시 참석하여 방학 동안 다운되었던 신앙을 회복하고 영성을 강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훈련생들이 영성 회복의 시간이 없이 제자훈련에 임하면 분위기가 다운되고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훈련생들만을 위한 영성 회복이 필요하다. 물론 지역과 교회 여건에 따라 환경이 다를 수 있지만, 목회자가 영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임할 것을 다짐한다면 그런 훈련을 하는 기관을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타기관에서 주최하든지 본 교회에서 하든지 간에 영성훈련이나 수련회를 갖고 나서 하반기 제자훈련에 임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를 한 예로 들겠다. 올해 3월에 입학한 제자훈련을 한 달 반 동안 쉰 적이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앞 기수에 비해서 훈련을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똑같은 양의 과제물이나 예습까지도 힘들어했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 때 언급한 대로 3회 이상 결석하면 탈락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자동 탈락이 되는데, 참석이 힘든 훈련생의 경우 교회 출석조차 부담스러워할 것을 배려한 생각이었다.
결국 이 기수는 훈련생을 재정비하게 되었고, 사전에 별도의 모임을 가졌다.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만남을 위주로 했고 다짐의 시간에 비중을 두었다. 지금은 여름휴가를 2주 정도 가진 후 계속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둘째, 인도자 자신도 영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목회자도 8월 중 휴가기간을 갖거나 여행을 다녀오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은 8월이 아닌 9월 중에 휴가를 갖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8월은 인도자나 훈련생 모두가 휴가나 휴식기간을 갖게 되어서 영적 준비가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꾸준한 기도시간도 끊어진 경우가 많고, 책을 읽거나 큐티하는 것도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훈련생 같은 경우는 휴가나 무더위 등으로 더더욱 영적 준비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도자 자신이 방학기간 동안 영적 준비를 해야 한다.
제자훈련은 훈련생의 준비와 자세도 중요하지만 인도자의 몫이 더욱 중요하다. 제자훈련은 영적 지도자의 준비와 연구에 따라서 인격과 영성에 변화를 줄 수도 있고 못 줄 수도 있다. 만약 제자훈련을 인도해 나갈 목회자가 영적 준비를 제대로 한다면 제자훈련에 상당한 영적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앞서 언급한 8월 중 어느 단체의 영성훈련에 참석을 하는데, 이것이 나의 영적 준비 과정이다. 이곳에서 마음 놓고 찬양하고 기도할 뿐만 아니라 강의와 동역자들과의 교제로 영적 충전도 받는다. 이러한 인도자의 영적 준비 여부는 제자훈련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탄탄하게 만들지 못하기도 한다. 그만큼 인도자의 영적 준비는 중요하다. 이번 9월의 하반기 제자훈련 시작이 영적 무장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셋째, 제자훈련에 관련된 컨텐츠를 활용하라
내가 섬기는 교회는 제자훈련과 관련된 여러 목사님들의 설교나 세미나 강의들을 녹음 발췌하여 CD에 저장하여 활용하고 있다. 제자훈련 입학 직후나 첫 수업에 임하기 전에도 반드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제자훈련과 관련성은 크게 없을지라도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보게 함으로써 유익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또한 최근 가장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단의 활동 동영상 등을 교회 홈페이지에 올리는 과제를 주고, 그 동영상에 댓글을 달게 한다. 또는 그것을 보고 난 느낌이나 소감, 그리고 결단 등을 작성하여 메일로 전송토록 한다. 훈련생이 이 과제를 통해 성령 충만해지고 은혜 충만 해질 때가 많다.
넷째, 훈련생과 일대일로 만남의 시간을 가져라
교회 사이즈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담임목사가 훈련하는 경우 대개 1~3개반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수는 30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훈련하다 보면 뒤처지는 훈련생도 있고, 부담을 느끼거나 버거워하는 훈련생도 있다. 물론 훈련생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겠지만, 훈련하다 보면 반드시 나온다. 그런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탈락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들이 발생한다.
탈락하거나 포기하게 되면 영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기존에 하던 사역도 힘들어하며 내려놓으려고 한다. 따라서 그런 훈련생은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 함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면서 개인의 생각을 들어주고 위로도 하며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또는 함께 등산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목회자의 경우 사실 이런 시간을 갖기가 힘든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한 가지 유념할 것은 한 사람 철학을 가지고 그들을 평신도 지도자로 세우겠다고 출발한 사역이 제자훈련이라는 것이다. 훈련생과의 만남을 위해 훈련시간이 아닌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서 관심을 가져주며 위로해준다면 그들은 큰 힘을 얻을 것이다. 훈련생은 훈련 속에서도 많은 변화와 결단을 하지만, 때로는 잦은 만남과 대화 속에서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이해하며 위로해줄 때 힘을 얻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한다.
이제 여름은 지나고 9월이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주님이 기뻐하실 세계로 나아가자. 제자훈련은 주님의 대사명이요 지상명령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마다 귀한 사역자가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강정원 목사는 광주대학교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신대원, 호신대대학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선교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만남의교회 담임목사와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전문위원, 빛고을영성훈련원 운영이사와 광주성시화운동본부 공동회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