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2013년 12월

감동과 결단이 있는 제자훈련 수료예배

제자훈련컨설팅 장영일 목사_ 대구 범어교회

벌써 9년이 됐다. 강단 중심의 교육 목회로 시작한 범어교회의 사역이 10년이 지났지만 영적 공허함을 느끼며 목회에 만족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자훈련 목회로의 전환을 결단하고, 제자훈련을 시작한 지가 이제 9년이 흘렀다.
올해로 아홉 번째 제자훈련 수료예배를 준비하게 됐다. 매년 수료식을 할 때마다 적지 않은 행복감을 누려왔다. 변화된 훈련생들의 모습, 힘든 훈련에 기꺼이 참여해 그들 스스로 만족하고, 가족들이 축하해 주는 광경이 목회자로서는 행복으로 다가왔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그 행복을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서 수료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연합 제자훈련 수료예배
그런데 마침 대구·경북 CAL-NET 임원들이 모여서 좋은 의논을 하게 됐다. 올해에는 여러 교회가 같이 합동으로 수료예배를 드리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이를 모든 교회가 받아들여서 10개 정도의 교회가 뜻을 합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지역 교회가 연합해 제자훈련 수료식을 드리게 됐다. 결과는 아직 없지만 매우 흥분될 정도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점점 한국 교회가 개교회주의화 되고, 복음의 정신인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과 일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지역 교회가 하나의 행사를 같이 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래서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이번 대구·경북 CAL-NET 제자훈련 수료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 수료증을 하나로 통일하기로 했다. CAL-NET 전국 회장의 이름으로 나가든, 아니면 국제제자훈련원의 이름으로 나가든 통일해서 같은 제자훈련생임을 의식하게 하도록 합의했다.
둘째, 수료생들에게 같은 유니폼을 입히기로 했다. T셔츠를 맞춰 함께 입음으로써 주 안에서 한 몸이요, 그리스도의 군사임을 느끼도록 했다.
셋째, 사역훈련생들의 과제인 로마서 8장을 강단에 나와 합동으로 암송하도록 했다. 한 입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끊어지지 않는 그 사랑을 선포하고, 찬송하는 엄청난 감동의 시간이 될 것 같다.
넷째, 몇 교회에서 준비된 간증자를 세워 훈련에서 얻은 은혜의 체험을 나누기로 했다. 간증을 통해 서로 다른 힘든 환경에서도 저렇게 인내하며 훈련을 받았구나 하는 감동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서로 위로와 격려가 되고, 또 다른 훈련생들을 새롭게 세우는 도전의 기회도 될 것 같다.

물론 참여하는 교회의 담임목사와 훈련시킨 담당자들이 모두 함께 참석해 축복하며 격려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CAL-NET 전국 대표를 초청해 설교를 들을 계획이며,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할 것이다. 그래서 은혜와 감동이 흘러넘치는 수료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아마도 전국에서 처음 갖는 제자훈련 연합 수료식이 될 것이다. 준비하는 우리 자신도 설레고,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제자훈련 연합 수료식을 마친 이후에는 우리의 행복과 기쁨을 전국 지역 교회와 나누는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범어교회의 제자훈련 수료예배
그럼 이제 지난해까지 여덟 번에 걸친 우리 교회만의 제자훈련 수료예배를 돌아보고자 한다. 매년 같은 수료식이지만 다른 느낌, 다른 은혜가 있었던 수료예배였다.

 

첫째, 모두가 하나 되는 수료생 수련회를 연다
수료식을 하기 전날 모든 훈련생들이 모여 헌신과 결단을 하는 하루 수련회를 갖는다. 토요일이기 때문에 점심 이후부터 모여 4시간 정도 집회 중심의 콘퍼런스를 갖고, 저녁 식사를 함께 교회 식당에서 나누며 식사 이후 퍼포먼스를 행한다.
콘퍼런스는 ‘제자의 삶’, ‘사역자의 헌신’ 등을 주제로 담임목사의 설교와 외부 전문 사역자를 초청해 특강을 연다. 이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1년간 받은 훈련을 정리하고, 머리의 깨달음을 가슴으로 옮겨 감사와 헌신을 결단하게 되는 시간이다.
그러면서 기도회를 통해 감성적인 은혜의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을 통해 성령 충만의 역사도 일어나고, 은사를 처음 체험하는 훈련생들도 나타나며, 그동안 게으름 피운 것 등에 대한 회개의 역사도 일어나 훈련 중에 있었던 상처들도 치유된다.
이후 저녁 식사 시간을 갖는다. 처음 3~4기까지는 선배들이 저녁만찬을 준비해 후배들을 격려했는데, 모두에게 무척 좋은 시간이 됐었다. 나름대로 제자훈련의 영적 계승식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우자들을 함께 초청해 그동안 배려와 뒷바라지 한 것에 대한 감사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또 중요한 것은 훈련생의 중보 기도자도 함께 참석해 만찬을 나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힘든 훈련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이 시간에 나누기도 한다.
이후 각 제자반별로 준비된 시간을 갖는다. 각 제자반별로 자기소개와 찬양, 콩트 혹은 개그 코너의 특별한 순서를 갖는데, 코믹하고 재미있게 연출한다. 한마당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가진 후, 한 반에 한 사람씩 간증을 한다.
이 시간이 절정이다. 눈물과 콧물을 흘리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배를 잡고 웃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한 해 동안 훈련을 통해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목회자들에게도 실제적인 참고가 될 자료들이 많이 발견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든 훈련생들이 담임목사와 악수례(이성)와 포옹(동성)을 하면서 서로 사랑의 스킨십을 나누고 헤어진다. 이 시간도 참 중요한 시간이다. 담임목사와 멀리서만 보거나 훈련을 해도 훈련자와 훈련생의 관계로 지내는데, 이 악수례와 포옹을 통해 매우 친밀한 관계를 느끼면서 헤어지면 이후 교회 생활에 유익함이 많이 있음을 경험했다.

 

둘째, 수료예배 간증자를 통해 동기 부여를 한다
수료예배는 주일 오후 예배 시에 진행하는데, 신앙 공동체에서 제자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기회다. 수료생뿐 아니라 남은 성도들에게 다음 해에 제자훈련을 받아보라는 가장 강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설교보다 수료식을 통해 회중이 스스로 도전받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료생들의 수료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감정이 회중 속으로 잔잔한 물결이 돼 퍼져나간다. 우리 교회는 사역훈련 후에 또 다른 내용을 갖고 지도자반을 운영하는데, 그들에게는 검은 가운과 사각모가 지급된다. 마치 대학 졸업식의 학위수여식과도 같은 분위기이다.
간략한 설교 후 학사보고가 이어지고, 수료생들의 명단이 자막에 올려진다. 그리고 제자반부터 수료증 수여가 진행된다. 수가 많아서 각 사람이 다 받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표 한 사람이 나와서 수료 증서를 받는다. 그 후 사역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도자반은 모든 사람이 다 나와서 한 사람씩 졸업장을 받고, 사각모의 노란 술을 옮기는 예전도 있다.
그렇게 수료증서가 수여 된 후, 제자반과 사역반에서 한 명씩 간증을 한다. 그 전날 수료 콘퍼런스에서 한 간증자들 중에서 가장 감동이 있었던 간증자를 골라서 세운다. 이 시간의 간증은 제자훈련에 대한 어떤 설교보다도 더 강한 동기 부여를 던지는 메시지가 된다. 그동안 다음 기수의 훈련생들을 모집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이 이 시간이다.
많은 성도들이 제자훈련에 부담을 가지고 두려워하고 있는데, 간증이 성공할 때 그 두려움으로 주저하고 있는 마음들을 무장 해제시키는 능력이 나타나곤 했다. 간증 중에 기억나는 한 분이 있다. 그분은 교회는 오래 다녀도 혼자 믿음생활을 해서 깊은 신앙심을 갖지 못했는데, 제자훈련을 통해 비로소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됐다.
특별히 제자훈련이 교인들을 귀찮게 만드는 목사 중심의 프로그램이라고 주변에 욕을 했는데, 훈련생이 되고 보니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눈물로 회개했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목사님의 목회 방침에 전적 순종하고 지지하는 팬이 되겠다고 하는 바람에 온 회중을 웃게 만든 에피소드도 있다.

 

셋째, 수료예배 퍼포먼스로 흥을 돋군다
간증 시간이 마치면 전날에 보여줬던 개그 코너나 기타 퍼포먼스 중에서 가장 준비가 잘된 팀을 선정해 특별 순서를 가진다. 조금 전까지 진지했던 무거운 분위기가 이 시간을 통해 사라지고, 주 안에서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은혜의 시간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는 모든 수료자들이 강단으로 올라와 제자반 교가인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를 합창한다. 이 찬양의 시간에는 마치 군가를 부르는 듯한 우렁찬 기운이 나타난다. 군데군데서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들도 보인다. 아마 수료예배의 감동으로 인해 제자로서의 삶을 살겠노라고 다짐하는 스스로의 행동일 것이다.
수료예배가 마치면 가족들과 선배 기수들이 나와서 꽃다발을 선사하면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훈련 담당 교역자를 모시고 각 반별로 촬영하기도 하고, 담임목사를 청해 같이 찍기도 한다. 대학 졸업식보다 더 행복해하는 얼굴들이다. 수료생들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도리어 목회자들이 더 보람과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된다.    

제자훈련은 주님의 명령이다. 동시에 목회자들에게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옥한흠 목사의 ‘한 영혼 중심’의 목회 철학으로 시작된 한국 교회의 제자훈련 바람이 교회를 교회답게, 성도를 성도답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도 그런 목회 철학에 빚진 자다. 그 빚을 다른 교회와 성도들에게 갚기 위해서 이 졸고를 쓰고 있다. 훈련 과정이 힘들고 동시에 그 현장에서 얻는 유익함이 가장 크겠지만, 훈련을 마무리하고 현장으로 파송해 또 다른 제자를 삼도록 하는 수료예배도 매우 중요하다.
그 제자훈련 수료식을 위해서도 많은 기도와 연구가 필요하다. 준비된 것에는 항상 좋은 결과인 열매가 뒤따른다. 잘 준비해 목회자나 훈련생들이 다 같이 보람과 기쁨을 얻도록 했으면 좋겠다.

 


장영일 목사는 계명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M. Div.), 미국 리폼드신학교 신학석사(Th. M.)와 선교학박사(D. Miss)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신대 선교학 교수, 교갱협 대구경북 대표회장, OM선교회 대구지부장, 대구 범어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