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최상태 목사_ 화평교회
Q
저는 전통 교회 담임목사입니다.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수료하고, 작년에 제자훈련 1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아직 소그룹 리더로 세워질 평신도 지도자가 많이 배출된 상황이 아니고, 수료한 훈련생들도 자신이 소그룹을 귀납적으로 인도하는 것을 자신 없어 합니다. 성도들도 기존 구역 중심의 소그룹에 익숙해서, 말씀을 나누고 자신에게 적용하는 귀납적 소그룹을 어색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말씀 중심의 귀납적 소그룹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한국 교회의 전통 소그룹은 1970년대 이전 농경사회 분위기에 맞는 소그룹입니다.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무섭게 변합니다. 전통적인 구역 소그룹이 한국 교회 초기에는 순기능을 했지만, 포스트모던시대에는 역기능적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회가 시대 변화에 둔감하거나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에 위협을 당합니다. 2천 년 전에 예수께서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질은 예수님 당시나 현재나 앞으로도 변하지 않지만, 본질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형태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과감히 변화를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통적인 소그룹(구역)의 분위기를 귀납적 소그룹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첫째, 담임목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귀납적 소그룹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십시오. 현재 처해있는 상황 즉, 전통적인 구역 소그룹이 얼마나 무너져가고 있는지를 모든 지체에게 상기시켜야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 전통과 역사가 있는 교회일수록 구역에 참여하는 숫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남성은 물론 대다수의 성도가 구역 모임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기초가 무너져 가는데, 교회의 중직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전은 고민 속에서 탄생합니다. 담임목사는 현재 구역 모임의 심각성을 지체들에게 정확하게 알려 줘야 합니다. 공동체가 이런 소그룹 체제와 환경으로는 부흥되거나 생명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고, 비전을 제시하십시오.
전통 교회가 소그룹 분위기를 전환하려면 몇 년이 걸리며 얼마나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담임목사가 성도들과의 관계 속에서 얼마나 신뢰를 쌓아왔는지, 지금까지 사역한 것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얻었는지에 따라서 전환하는 기간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습니다.”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그 사람을 받은 후 그의 비전을 수용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중요합니다. 그동안 사역에 대한 열매로 신뢰관계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하십시오. 그러나 신뢰관계에 확신이 없으면 부분적으로 보완하며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귀납적 소그룹의 중요성과 가치성을 가르치고 보여주십시오. 왜 전통적 구역 소그룹에서 귀납적 소그룹으로 바꿔야 하는지, 또 그 차이는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십시오. 귀납적 소그룹이 얼마나 좋은지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귀납적 소그룹 사역을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이 사역을 해 나갈 때 얻는 축복과 열매들을 보여 줘야 합니다. 중직자들에게 소그룹 사역을 잘하고 있는 교회를 현장 참관하게 하거나, 때로는 훌륭하게 사역하는 간증자를 세워 귀납적 소그룹 사역을 통해 얻은 축복과 노하우를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구역일 때는 한 사람의 지도자가 주로 말씀을 전하고 모임을 주도하지만, 귀납적 소그룹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참여합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떻게’를 활용하는 개방적 질문을 통해 말씀을 적용하거나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셋째, 훈련된 리더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음을 기억하십시오. 소그룹의 생명은 훈련된 리더에 달려 있습니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신뢰에 바탕을 둔 역량과 성품을 겸비한 자가 참된 리더”라고 정의합니다. 훈련을 충실히 받은 사람 중에 비전이 있고, 성실하며 관계가 원만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사는 사람을 소그룹 지도자로 세워야 합니다. 그들에게 사역을 위임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미 훈련받은 소그룹 지도자들이지만 계속해서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재충전돼 계속 사역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평신도 지도자들이 맘껏 사역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공급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향후 총체적인 모델링(Modeling)을 통해 또 다른 지도자가 탄생될 수 있습니다. 소그룹 리더는 예비 리더와 함께 소그룹의 중요한 부분을 논의하고, 사역을 분담하고 함께 평가하면서 후계자를 준비시킵니다. 때로는 보게 하고, 듣게 하며, 실제로 인도해 볼 기회를 줘서 가르쳐 보게 합니다. 예비 리더는 선배 리더를 보면서 훌륭한 리더로 자리매김해 나가게 됩니다.
귀납적 소그룹으로 처음 전환할 시기에는 훈련된 리더가 부족할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훈련의 과정을 마친 후 사역을 위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가족들이 많아지고 가르치고 섬겨야 할 대상들은 많아지는데, 훈련 과정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소그룹 사역에 대한 비전과 확신이 있는 훈련생들에게 소그룹 사역을 맡기고, 훈련받게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담임목사가 소그룹 리더와 집중적으로 교제하며, 계속적인 돌봄과 훈련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넷째, 담임목사의 귀납적 소그룹에 대한 비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비저너리인 담임목사가 귀납적 소그룹에 대한 비전과 확신 그리고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소그룹 사역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머지않은 날 반드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한 우물을 파되 물이 날 때까지 파는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
최상태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과 풀러신학교(D. Min.)를 졸업하고, 일산 화평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시무 중이다. 또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겸임교수와 경기지역 CAL-NET 대표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