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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실패담 피상열 목사_ 내설악성결교회
2001년, 처음 내설악교회에 부임했을 때 느꼈던 아쉬움은 교회에 일꾼이 없다는 것이었다. 작은 시골 교회, 더 나빠질 것이 없을 정도로 어려워진 교회 형편에 비춰 본다면 어쩌면 당연한 문제였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대다수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급한 마음에 훈련이 안된 성도들을 사역 현장에 투입하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교회가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막상 현장에서 헌신하는 성도들의 마음에는 기쁨도 없고 사역에 대한 부담감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목격했다.
그래서 내가 내설악교회에 처음 부임하면서 갖게 된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한 가지는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절대 사역을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농담 섞인 이야기로, 덕분에 교인들은 편했고 나는 일복이 넘치게 됐다.
준비되지 않은 채 시작한 첫 번째 제자훈련
‘일보다는 사람이 중요하고,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훈련해서 주님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자’, ‘일꾼이 없으니 더더욱 일꾼을 만드는 교회가 돼야 한다’라는 마음이 있어서였는지 내 마음은 자연스럽게 제자훈련으로 향했다.
그러나 2004년에 의욕적으로 CAL세미나를 수료한 후, 제자훈련으로 뜨거워진 내 마음이 식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고령화된 성도들, 낮은 학력 수준, 농번기…. 주위의 많은 환경이 시골 교회에서는 제자훈련을 할 수 없다고 가르쳐 주는 것 같았다. 돌이켜 보면 이렇게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해 버린 것이 나의 첫 번째 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