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2024년 12월

서울지역 CAL-NET 포럼 결산

디사이플소식 우은진 기자

인문학과 설교의 균형, 예수 중심의 복음을 강화하라


설교와 목회 현장에서의 인문학 활용과 접목  

깊어져 가는 가을과 어울리는 ‘인문학과 제자훈련’의 만남이 이뤄졌다. 서울 CAL-NET은 아름다운 낙엽이 흩날리는 숭인교회(담임:김요한 목사, 서울 CAL-NET 총무)에서 지난 11월 5일 서울지역 CAL-NET 포럼을 개최하고,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지닌 사역자들이 설교와 목회 현장에 인문학을 어떤 관점으로 이해하고 활용할지에 대해 전문 강사로부터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CAL-NET에서 개최한 이번 포럼은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수료한 서울지역의 목회자, 전도사 등 1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한국교회에도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교회 안에서 문자 매체에 한정됐던 지식과 문화의 소통 수단이 동영상과 홀로그램 등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맞으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제자훈련 사역자들이 먼저 목회와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

예수님의 설교, 하늘의 음성을 땅의 언어로

먼저 첫 번째 강사로 나선 한재욱 목사(강남비전교회, 《인문학을 하나님께》 저자)는 “제자훈련과 설교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주제 강의에서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 인문학이고, 성경 역시 문학의 옷을 입은 하나님의 말씀이자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명쾌한 답을 주기에, 하늘의 진리를 땅의 언어인 인문학으로 공감 표현을 하면서 성도들에게 전하면 설교가 극대화된다”며, “설교자들이 인문학에 대해 거부감을 너무 느끼지 말고, 다만 해답을 줄 때 성경적인 답을 풀어 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 목사는 “일례로 성경 속 예수님의 설교에는 당시 백성들에게 친숙한 소재들, 누룩, 잃어버린 은전, 양,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 어부들 앞에서 그물의 비유,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등 별나라 언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항상 하늘의 음성을 땅의 언어로 말씀하셨기에 그 말씀에는 힘과 권위, 그리고 공감 능력이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 목사는 이런 인문학은 4차 산업혁명이 휩쓸고 있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아이패드를 비롯한 애플의 모든 창의적인 IT 제품은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고,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성공의 열쇠는 IT 기술보다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익명성’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꿰뚫었기에 가능했다며, 목회자들의 독서법과 좋은 책 선별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자반 소그룹, 설교 예화 얻는 보물 창고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김대조 목사(서울 CAL-NET 대표, 주님기쁨의교회)는 ‘인문학과 제자훈련, 설교의 균형’이라는 주제 강의에서 “미사여구나 말 잘하는 설교보다는 말씀 중심의 바른 설교를 해야 하고, 청중과 공감 중심의 설교를 해야 한다”며, “인문학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고, 공감과 소통을 끌어내는 통로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긍정한 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복음이 희석되거나 복음의 본질과 맞지 않는 인본주의는 분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고(故) 옥한흠 목사의 설교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쓴 바 있는 김 목사는 “옥한흠 목사님은 설교 원고를 이미 주석과 성경 해석까지 다 끝내 놓고도, 토요일이면 사랑의교회 앞마당을 왔다 갔다 하시며 성도들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는지 깊이 성찰하시면서 마지막까지 설교에 그 내용을 적용하셨다”며, “그래서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는 적용이 강하고 인간 심리 파악도 잘 담겨 있다. 인문학은 책을 읽어야 내용이 나오지만,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에는 제자반 소그룹 안에서 훈련생과 삶을 나누며 얻은 살아있는 설교 예화들이 보물 창고로 잘 활용돼 적용하는 능력이 탁월하셨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목사는 “예화는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는 한마디로 ‘예수 중심의 복음’이 강하게 그 예화에 녹아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예수 중심의 복음 설교 한 편 안에 공감할 수 있는 예화가 3~4개씩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었다. 이것은 어려운 이론이 아닌, 실제 성도들의 삶을 제자반 소그룹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쉽게 다가가 풀어 설교에 적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즉 제자훈련 사역자의 설교는 그 누구보다도 인문학적 소양이 제자훈련만 제대로 하면 제자반 소그룹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CAL-NET 포럼 자주 열어 달라

한편, 점심 식사 후 소그룹 모임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서울지역 CAL-NET 선후배 동역자들과 토론과 질의도 하면서, 기독교와 교회에 적대적인 환경에서 제자훈련의 가능성과 고충을 서로 나누기도 했다. 

종로에서 개척 교회를 하는 한 목회자는 “더디지만 ‘한 사람’ 제자훈련 목회철학으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역을 세워 가고 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지역 CAL-NET 포럼에 참가하며 같은 철학을 지닌 제자훈련 동역자들을 보며 큰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는데, 1년에 상하반기 두 번 이상 서울지역 CAL-NET 포럼을 열어 주고, 전체 주제도 좀 더 제자훈련 사역의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주제로 깊이 들어가 짚어 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