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2011년 10월

『평신도를 깨운다』 독일어판 출판기념회 결산

디사이플소식 우은진 기자

독일어권 2억 명을 향한 제자훈련 사역의 길 열리다
_『평신도를 깨운다』 독일어판 출판기념회 마쳐

『평신도를 깨운다』(이하『평깨』)독일어판 출판기념회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본에서 지난 9월 6일 개최되었다. 1984년 『평깨』 한국어판이 출판된 이후,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중국어(간체자), 벵골어, 태국어, 에스토니아어, 중국어(번자체)에 이어 독일어판이 추가됨으로써 드디어 11개 국어로 번역된 셈이다.
특히 현재 유럽 인구 중 2억 명이 독일어권으로 추산되고 있어, 제자훈련 사역이 이번 『평깨』 독일어판을 통해 하나님의 어떤 쓰임을 받을지 기대하게 된다. 무엇보다 세속주의와 인본주의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유럽 교회에 영적 대각성의 경종을 울릴 도구가 될 것으로 독일어판 출판을 추진해온 관계자들은 전한다.
『평깨』 독일어판은 독일 현지 복음주의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들의 협력을 통해 2년 만에 독일어로 번역되었는데, 유럽 UBF 대표 피터 장 목사와 Bible Seminar Bonn 대표 Heinrich Derksen 목사, 추천사를 쓴 Peter Beyerhaus 박사, 추모시를 쓴 유한나 선교사 등이 수고했다. 이런 현지 복음주의 목회자와 신학교수들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평깨』 독일어판은 옥한흠 목사의 제자양성과 평신도를 깨우는 사역에 대해 독일 문화권에 소속된 목회자들에게 잘 이해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더욱이 옥한흠 목사가 소천한 지 1주기를 맞아 이 책이 번역 출간되어 의미가 더욱 크다. 옥한흠 목사는 미국 유학 중 도서관에서 한스 큉의 『교회론』을 읽고 한국 교회 제자훈련의 불씨를 당겼다. 독일에서도, 나아가 유럽 교회에서도 누군가 제2의 옥한흠 목사가 되어 『평깨』 독일어판을 읽고, 독일 교회 제자훈련의 불씨를 지피는 주인공이 될지 기대를 모아 본다.  <우은진 기자>


『평깨』 독일어판 출판기념회 축사 전문

옥한흠 목사의 선교적인 모범이 비옥한 유럽 땅에 심겨지길
_독일 콜룸베르그교회 유겐 뎅커 목사

율겐 뎅커 박사(목사)는 42년 독일 출생으로,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신학을 공부해 신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74년부터 9년 동안 칠레 산띠아고와 발빠라이소에서 신학교수를 역임했고, 82년부터 3년간 아르헨티나에서도 신학대학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기독교의 역사를 간단히 보면, 고대에는 신지학(theosophy)과 기독론(Christology)이, 중세에는 죄론(hamartiology)과 구원론(soteriology)이 교회사의 중요한 주제였다. 현대에는 ‘교회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답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이는 각각의 시대에 언급되었던 모든 주제를 포함하지는 않는다. 지난 50여 년 동안 서유럽 교회는 기관으로서 큰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사실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 모든 기관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런 위기에 놓여 있다. 개인이나 소규모 모임이 주도하는 일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호응을 받은 반면, 기관이 나서서 주관하는 모임이나 행사는 의심과 비판을 사기 일쑤였다. 초기에는 기관을 바탕으로, 또 후에는 사립 비영리 단체를 배경으로 때론 합리적이고 정당한 그리고 동시에 그렇지 못한 비판 속에서 시민적 참여는 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교회는 교회 내에서 이뤄지는 말씀 선포, 사회적 복지, 행정 등의 업무들을 명예직이더라도 교회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격려해 왔다. 1950년대에 에른스트 케제만의 신학적 연구가 이런 움직임의 힘을 실어 주었다. 현재 독일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섬기고 있다. 한 교회에 적어도 한두 명의 평신도 설교자가 말씀 선포를 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 평신도의 참여가 없는 교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한국 교회는 특별히 1900년부터 약 십여 년간 평신도의 놀라운 선교적 열심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1930년대에는 목회자 중심의 성장이 이뤄졌다. 한국의 무교(巫敎)적 배경에 유교적 사상과 가미되어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옥한흠 목사는 교회 내 평신도들의 진가를 이해하고, 그들을 움직이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옥한흠 목사가 평신도들을 깨우고, 기독교가 평신도들의 운동임을 단지 말로만 아닌 자신의 삶의 모든 사역을 통해 보여주었음에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옥한흠 목사는 교회론을 재조명하며, 평신도들이 나서야만 교회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목회자의 자리를 폐하거나 사역자와 평신도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역자가 제자도를 통해 평신도를 섬기지 못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신약을 통해 볼 때, 사역자의 자리는 섬김을 주된 임무로 하고 있다. 바울의 목회서신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회당의 구조를 적용하게 되면서 직책의 사상이나 명명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교회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움직임이다.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것을 ‘사도적’이라 이해할 수 있다.
제자들은 훈련되고 준비되어 다른 이들을 믿음으로 인도하도록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 옥한흠 목사는 이에 대한 많은 힌트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그는 이런 훈련을 받을 것을 사람들에게 권했다. 그의 목표는 성도들이 자신의 신앙에 대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신앙을 삶으로 체질화시키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데 있다.
단순한 기술과 지식 습득이 아니라 제자의 성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자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은 그리스도를 닮았다. 예수님과 함께 그들은 집도 없이, 소유와 삶의 보장도 모른 채 살았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닮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 바울은 여러 가지 고통을 나열한 후에 또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우리 살아 있는 자가 항상 예수를 위하여 죽음에 넘겨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죽을 육체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11).
유럽의 복음화를 위해 그 무엇보다도 시급히 필요한 모습이다. 우리는 이러한 부흥이 일어나길 소망하며 기도한다. 영적 공동체가 이 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UBF와 바바리아 셀브 지역에 있는 그리스도 형제회도 이러한 영적 공동체 중 하나이다.
옥한흠 목사는 이런 부흥의 필요성을 느끼고, 사랑의교회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구체화시켰다. 그의 모범, 비전, 헌신은 기억되어야 한다. 그의 선교적 모범이 비옥한 유럽 땅에도 심겨지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