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정수일 목사 _ 샌디에이고 한빛교회
소그룹은 어떤 리더를 원하는가?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할 만한 리더를 사람들은 원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리더가 어떤 리더인가를 찾는 것이 답일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리더십의 이론적, 원리적인 면보다는 우리 교회에서 행하고 있는 가정교회 목회 가운데서 실제적으로 필요한 요소들과 발견된 요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소그룹은 인상이 좋은 리더를 원한다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소그룹에 처음 오는 이들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그 소그룹에 참여하는 자세를 정하는 데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이다.
매달 우리 집에서는 새가족들을 위한 저녁식사를 나눈다. 그 한 달 동안에 새로 온 가족들과 그 목장의 리더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때 새가족들은 자신들의 목자의 첫 인상에 대하여 많이 말한다. 물론 리더가 얼굴이 잘생겨야 하거나 예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잘생겼다, 예쁘다는 이성에 관한 것이지 동성 간에는 무디다.
리더의 인상은 구성원이 소그룹에 정착할 것인가, 또 소그룹에 참여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소그룹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언제나 밝게 웃는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밝은 목소리의 대화 방법이 필요하다. 밝게 웃고, 밝게 말하는 리더를 보면서 사람들은 그 속에 있는 평안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은 분명하다.
매주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모든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잘 나가던 사람들도 회사가 힘들거나 가정에 어려움이 있을 때 머뭇거리면서 쉬고 싶기도 하고, 귀찮아질 때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 그 마음속에 소그룹을 생각하면서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무엇일까? ‘오늘 소그룹에 가면…’ 하고 생각나는 첫 번째의 것은 무엇일까? 반갑게 문 앞에서 맞아주는 리더의 밝은 웃음과 인사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리더의 웃는 모습을 구성원들이 닮아간다는 점이다.
2. 소그룹에 대한 장악력이 있는 리더를 원한다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소그룹에 나가면서 그 시간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소그룹 모임이 지루해지거나 갈팡질팡 하거나, 목적이 없이 쓸데없는 잡담으로 일관하거나, 몇몇 사람들의 말잔치로 이어지고, 정치나 골프이야기 또는 쇼핑이야기나 험담으로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당연하게 어느 순간 그 소그룹의 가치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리더가 소그룹 운영을 장악하고 적절하게 말의 수위와 분위기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그 모임은 모든 이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장악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평상시에 섬김을 통하여 모든 구성원의 가정과 삶에 개입되어 있음으로 가능하다. 모든 이들의 삶의 문제를 같이 기도해주고, 기도하고 있음을 구성원이 알고 있게 하며, 필요할 때 섬겨주고, 틈틈이 개인적 만남을 갖기도 해야 한다.
종종 생활을 묻고 격려해주면서 관계를 유지해 나가게 되면, 구성원들은 점차 리더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그의 말과 선택에 권위를 부여하고, 각자가 리더와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친밀감을 갖게 된다.
3. 필요를 정확히 알고 있는 리더를 원한다
위와 연결이 되는 것이지만 구성원의 필요를 알고 있는 리더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리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모든 구성원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그 리더는 구성원들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그리고 그 필요를 채워주지는 못해도 같이 고민해주는 마음을 보일 때 구성원은 그 리더를 좋아한다.
소그룹 목적 중의 하나는 친밀성이다. 이 친밀성이라는 말은 결국 사람들이 개별적인 필요를 채우려는 욕구와 분리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필요를 그 소그룹에서 다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리더가 자신의 개별적인 필요를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가끔 언급해주는 것만으로도 구성원들은 만족하게 된다.
4. 말의 지혜를 가진 리더를 원한다
말의 지혜가 있는 사람들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말의 지혜가 있는 리더가 된다면 그는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의 형과 언니 노릇을 하게 된다.
구성원들은 은근히 리더의 말의 지혜를 기대하고, 그 입을 통하여 자신들에게 필요한 적절한 이야기가 들려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이 되면 구성원들은 은근하게 그 리더를 쳐다보고 있다. 더욱이 소그룹에서 관계의 어려움이나 모임 자체의 나눔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에는 리더를 바라본다. 그때 경우에 합당한 말과 표정, 웃음으로도 막힌 분위기와 상황을 풀어갈 수 있다.
리더가 항상 모든 모임을 이끌거나 대화를 이끌지 않는다 하더라도, 개방적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도 리더는 그 말의 지혜로움으로 언제나 그 모임의 중심이 된다. 그때도 말을 하는 얼굴의 표정은 참으로 중요한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언제나 기대감을 갖게 된다.
5. 인내할 줄 아는 리더를 원한다
소그룹은 단기간에 끝내는 양육훈련과 같지도 않고, 32주를 하는 제자훈련과도 다르다. 소그룹은 2~3년, 어떤 때는 동일한 구성원으로 더 긴 세월을 갈 수도 있다. 그러면 그 가운데 삶의 문제로, 관계의 문제로 서로 간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고, 그 구성원 개인의 문제로 긴 세월 동안 소그룹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이때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인내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리더에게 신뢰를 보낸다.
또 감정적인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의 아픔을 밖으로 소문내지 않고 안고 가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은 그 리더를 좋아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참음으로 시작해서 견딤으로 끝난다고 성경은 말한다. 동일하게 사랑을 보여야 하는 리더가 인내와 견딤의 전문가가 될 때 구성원들은 그 리더를 존경하게 되며, 경외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6. 긍정적이고, 성실한 리더를 원한다
어쩔 수 없이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소그룹의 리더에게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보기를 원한다. 그 중에 큰 것이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삶의 태도이다. 때로는 그 모습이 싫어서 불평도 하고, 도전도 하고, 짜증도 내지만, 얼마 지나고 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것을 알기에 리더를 좋아하기 시작한다. 가끔은 날카롭고 비판적인 지성의 모습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모습은 성경공부를 할 때는 좋을지 몰라도 돌아서면 삶에는 피곤함을 더하기 때문이다.
또 모든 관계에 성실한 리더를 구성원은 원한다. 리더가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구성원들은 신뢰를 하게 되고, 또 그 신뢰함 때문에 그 리더의 원함을 채워주고자 자신을 내려놓으면서, 자신들의 소그룹이 바로 그 리더의 성실함 때문에 유지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을 리더와 언제나 섬겨주는 리더에 대한 그리움에 구성원들은 모임에 열심을 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모임의 내용이 그리 가치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 리더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모임에 유익을 얻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7. 교회 사역에 적극적인 리더를 원한다
성도들 중에 많은 이들은 교회 사역에 대한 마음의 짐과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같이 가지고 있다. 맡고도 싶고, 피하고도 싶은 마음이 항상 교차하는 것이다. 교회 속에서 섬김을 통하여 사람들과 교제하고, 하나님께 대한 마음의 충족감을 느끼기를 원하는 반면에, 그 사역으로 인하여 다가올 피곤함을 같이 느끼는 것이다.
그때 자신이 속한 리더가 좋은 모델이 된다면 구성원들은 그 리더를 따라서 교회의 사역에 동참하려는 마음을 쉽게 가질 수 있고, 그 인도함을 따르게 된다. 하지만 리더가 교회의 사역에 이기적이고,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구성원도 자연스럽게 교회에 대한 불만과 불평을 키워갈 것이며, 자신의 신앙생활의 기쁨도 잃어가게 된다.
8. 융통성 있는 원칙주의자를 원한다
사람들은 융통성 있는 리더를 원한다. 그래서 가끔 원칙에서 일탈하는 쾌감을 누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원칙에서의 일탈이 반복될 때 그 소그룹은 와해되기 시작하고, 곧바로 구성원들은 그 소그룹을 싫어하는 이중성을 보이게 된다. 그 일탈을 좋아하던 자신의 요구에 대하여 절대로 구성원들은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또 한편으로는 원칙적인 리더에 대한 존경심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소그룹의 원칙을 변경하지 않고 지켜가며, 언제나 원칙으로 돌아와야 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특별한 일들을 꾸며보고,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여 행사를 계획하는 리더에게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잦은 즉흥적인 선택들은 리더의 자질이나 성실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며, 자신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즉흥적인 일들을 요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계획된 특별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한 특별한 행사라면 나머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며 비밀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모든 계획이 즉흥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것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원칙주의자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융통성에서 매력을 느낀다.
9. 기도하는 리더를 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리더가 자신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기대하며 확인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이 잘하지 못하고 있는 신앙적 열심과 하나님과의 관계의 열심을 리더가 기도로 상쇄해 주기를 실제적으로 바라고 있다.
이럴 때 리더가 모습을 보이고, 모임에서 기도의 내용이 생소한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익숙한 모습으로 느껴질 때 구성원들은 리더를 신뢰한다. 리더가 영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10. 섬김의 기쁨을 알고 있는 리더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리더에게서 섬김의 본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함께 섬기는 공동체가 소그룹이지만 그 섬김이 사람들에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기에 두려운 마음도 같이 가지고 있다. 그럴 때 섬김의 기쁨을 알고 행하는 리더가 있다면 사람들은 그 섬김을 두려움 없이 행하게 될 것이고, 그 섬김의 기쁨도 같이 누리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구성원들은 먼저 자신들의 필요에 대하여 리더가 기쁨으로 섬기는가 하는 것을 확인하기 원하는 마음도 있다. 이 섬김의 기쁨은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와야지 억지로 이어서는 안 된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섬김의 능숙함, 신속한 자발성, 즐기는 모습, 필요를 발견하는 능력, 섬김을 발견했을 때의 눈빛의 반짝임, 그리고 섬긴 후의 자연스러움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것들은 가정교회를 행하는 우리 교회에서 성도들을 통하여, 그리고 목장의 변화나 성장을 통하여 발견되는 목자들의 모습들을 모아본 것이다. 어떤 것들은 진부한 내용들이 있을지 몰라도 이 모든 것들은 교회의 실제 현장에서 나타난 결론들이다.
-----------------------------------------------------------------------------------
정수일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탈봇신학교(M.A.) Education을 거쳐 리폼드(D.Min.) course work를 수료했다. 현재 샌디에이고 한빛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