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2008년 04월

영혼을 섬기는 소그룹 리더, 그는 누구인가?

리더십 이병철 목사 _ 춘천 주향교회

벌써 20년 전의 일이지만, 교회 대학부 때에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하다가 ‘사람을 그리스도에게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조원들과 같이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 이 문제를 놓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누었지만 우리가 내린 결론은 우리 자신이 먼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그룹 리더는 그리스도에게 정복당한 사람
소그룹 리더는 누구인가? 자신이 먼저 그리스도에게 정복당하기 위해 자신을 부인하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사람이다. 소그룹 리더는 세상 사람들이 별로 가치 없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 온통 마음을 쏟아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소그룹 리더가 영혼을 섬기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소그룹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교회로 인도되었으나 아직 생활의 변화가 없는 자, 말씀을 들었으나 기피한 채 받아들이지 않는 자, 너무 똑똑해서 회개와 믿음을 꾸며대는 자, 너무 달변가라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표면적으로만 자신을 드러내는 자 등 다양하다. 이러한인생의 문제와 영적 문제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실제적으로 영적인 씨름을 해야 하는 자리이다.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사람으로 인해 얻는 기쁨과 행복이 큰 만큼, 사람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과 아픔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느 한 성도가 “목사님, 전 그 소그룹에서 옮겨 주시면 안 될까요? 저도 어지간하면 참고 견뎌 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정말 안 나갈 수도 없고....”, “왜 무슨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모를 리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시치미를 떼고 물어보면, 그 때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소그룹 리더의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서 오는 어려움을 하소연한다. 그럴 때면 목회자의 가슴도 찢어지듯이 아프기만 하다.

 

 

준비되지 못한 리더는 소그룹에 악영향을 끼친다
리더의 문제는 숨길 수 없는 것이고, 드러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정작 그 리더가 자신의 문제를 모를 때는 정말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이런 리더들은 자신의 문제를 잘 모른다. 이런 리더들로 인해서 소그룹 모임은 영적인 모임보다는 육적인 모임으로 전락하기 십상이고, 은혜보다는 율법의 지배를 받아 섬기기보다는 군림하게 된다.
  준비되지 못한 소그룹의 리더는 소그룹에서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리더 모임에서도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영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체에 대해 늘 불평과 원망의 쓴 뿌리는 안고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사람이 소그룹의 리더로 세워지게 되면 공동체 전체의 걸림돌이 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리더를 세우는 일은 급하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 목회 비전을 충분히 공감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리더를 세우는 일에 타협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검증 과정과 지속적 훈련을 통해 리더로 세워라
그러면 어떤 사람을 소그룹 리더로 세울 것인가? 준비되지 않은 소그룹 리더를 세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목회자는 어떤 시스템으로 가야 할 것인지를 나눠보고자 한다. 
  첫째, 훈련과 검증 과정을 거쳐 소그룹 리더로 세워야 한다. 목회자는 교회에서 소그룹 리더를 세울 때, 목회자가 임의적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훈련 과정과 검증 과정을 거쳐서 리더를 세우는 것을 교회가 인정하게 되면 이 부분에서 목회자가 공격받을 일이 없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없으면 목회자 자신도 경건한 사람보다는 유능한 사람을 선호하는 유혹에 빠지게 되어 상황에 따라 사람을 세우는 임기웅변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지체들이 생긴다.
  유능한 사람이 교회에 들어오면 목회자는 빨리 함께 사역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속단하여 훈련 과정과 검증 과정에 필요한 시간을 생략하거나 소홀히 하면 목회 비전을 충분히 공감하거나 공동체의 독특한 체질을 이해해야 함을 간과하게 된다. 이런 작은 불씨가 나중에는 목회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불로 번지게 된다. 이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영적 초점을 서로 맞춰가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소그룹 리더로 섬기게 될 사람들은 교회에서 일정 부분 훈련을 받았고, 목회자나 다른 리더들의 권면이나 추천을 받아 리더로 섬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훈련 과정을 거쳤더라도 무조건 세워서는 안된다. 자신이 소그룹의 리더로 섬기게 된 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분명한 인식과 고백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이 부분을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 나라의 대사나 영사를 선발하는 것은 신중하고 까다롭다. 이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그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의 국권과 이미지가 그 사람을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의 대사로서 리더의 위치는 얼마나 막중한지 모른다. 주님을 위해서, 리더는 섬기려는 마음과 공동체에 덕을 끼치는 여부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 후, 세워져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소그룹 리더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소그룹 리더로 세워지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리더의 영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그룹을 섬기다보면 많은 난감한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문제들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훈련이 지속되지 않으면 형식주의에 빠지기 쉽다. 목회자의 경험과 선임 소그룹 리더들의 경험이 은혜롭게 나눠지고, 리더들 간에 서로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영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소그룹이 교회에서 뿌리 내리는데 필요한 영적 자양분이다.
  그러므로 충분한 리더 모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도 수요예배 후에 짧은 시간 공과 위주의 모임을 진행할 때에는 리더들과 영적 일체감을 갖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소그룹 리더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졌더니,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나 신뢰도가 높아지고, 부족한 부분이 채워졌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소그룹 리더들과 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다른 사람을 섬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시간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고난의 길이지만 동시에 위대한 일에 동참하고 있음으로 서로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바울 사도는 말씀을 전하면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 말씀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거스르며 파당을 짓고 대항하는 경우를 만났지만 바울 사도는 영혼의 섬기는 자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진리를 거슬러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다”(고후 13:8)란 고백이 우리의 고백으로 항상 유지되어야 한다. 무엇으로 이것을 할 수 있겠는가? 오직 서로의 인격적인 부딪침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병철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랑의교회에서 화천군에 농촌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사역하다 춘천에서 주향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로 시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