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2009년 07월

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

리더십 남우택 목사 _ 뉴질랜드한우리교회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것은 한갓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앞의 것은 화가이자 세계적인 조각가인 훈데르트바서의 말이고, 뒤의 것은 루쉰(魯迅)의 ‘고향’이라는 시의 전문이다. 꿈이 현실로 나타나는 그 연결고리에 리더가 있다. 리더는 꿈을 꾸는 사람이다. 동시에 리더는 길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 리더는 독서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창조의 길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새 길을 걸어가는 힘을 얻는다. 워런 버핏은 지혜를 구하는 한 독자의 요청에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십시오”라고 조언했다. 빌 게이츠는 매년 일주일 이상 별장으로 내려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습관이 있다. 리더가 혼자 앉아서 책을 읽고 묵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분주하게 사람을 만나고 사역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별히 영적 리더에게 책을 읽고 묵상하는 습관은 시공간을 초월해 창조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행위이다. 독서법의 대가인 애들러 모티머는 “곁에 있는 교사와 곁에 없는 교사”에 대해 언급하면서, 옆에 교사가 있으면 혼자서 생각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지만, 책은 스스로 분석하고 사고한 만큼 답을 얻게 된다고 했다. 따라서 계속 배우고 깨달아가려면 책을 통해 잘 배울 수 있는 법을 익혀야 한다.

 

 

춤으로 가까이 오는 독서
세상은 실력 있는 리더를 요구한다. 다른 사람보다 실력이 있어야 리더로서의 권위가 선다. 영적 리더에게도 실력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영적 리더는 실력에 앞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 없는 리더는 잔혹한 독재자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대로 레닌이나 히틀러도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바른 지도자가 되지 못했다. 물론 남보다 앞서기 위해 책을 많이 읽겠다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영적 리더의 권위를 가지려면 책을 읽는 동기가 중요하다.
리처드 포스터는 책을 읽고 학습하는 것을 하나의 영적 훈련으로 여겼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는 일반적인 목적을 넘어 ‘하나님을 갈망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이런 동기 없이 엄청난 양의 독서를 통해 얻는 지식과 정보는 경건의 자료로 활용되기보다 교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글자로 내게 가까이 오게 하고, 그 다음 글자 아닌 것으로 가까이 오게 하고, 그 다음 그것이 묵상에서 가까이 오게 하고, 그 다음 입을 다문 침묵으로 가까이 오게 하고, 그 다음 노래로서 가까이 오게 하고, 그 다음 춤으로 가까이 오게 하라”는 말을 했다. 우리에게 이토록 거룩한 동기를 부여하는 책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외에 또 있으랴마는 그래도 하나님의 심정으로 쓴 글들은 우리에게 글자를 넘어 노래가 되고 춤이 된다.
나 역시 옥한흠 목사의 『평신도를 깨운다』는 책을 읽었을 때 제자훈련을 통한 평신도 사역자를 세워가는 전략이 옳은 길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또한 헨리 블랙커비의 책에 명시된 영적 리더십에 대한 단순 명확한 정의, 즉 “사람을 움직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은 나의 사역현장을 낳는 데 너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독서의 유익
그렇다면 독서의 유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을 갖게 한다. 우리는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우리는 누가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이며 그 사람에게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2. 관점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산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듯이 독서는 우리로 하여금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하고,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3. 리더십을 발휘하는 영역을 넓혀준다. 많은 독서가 반드시 진정한 리더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쌓은 지식과 정보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게 한다. 바울이 헬라 철학자들과 변론할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했던 것은 성경뿐만 아니라 그의 독서량이 많았음을 시사한다. 

 

4.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한다.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는 ‘책 읽기를 통한 치유’ 강좌가 있다. 회원들은 책을 한 권 선정하여 각자 읽은 다음 함께 모여 책의 내용과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놀라운 것은 강사가 따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임을 통해서 자기 자신과의 화해가 일어나고 갈등 중에 있는 여러 가지 인간관계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독서는 내면세계의 변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도구이다.

5. 독서하는 자가 세상을 이끈다. 각 분야의 리더들은 하나같이 독서광이었다. 발명왕 에디슨은 실험실에서만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다. “나의 피난처는 디트로이트 도서관이었다. 나는 맨 아래 첫째 칸부터 맨 위 마지막 칸까지 다 읽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문고판 백과사전을 다 읽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내가 살던 마을의 작은 공립도서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오늘날까지 아무리 바빠도 매일 한 시간씩, 주말에는 두세 시간씩 책을 읽는다”고 했다. 알려진 대로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독서광이다. 그 바쁜 선거운동 유세기간 동안에도 신문과 책을 항상 가까이 했다. 전쟁 중에서도 빼놓지 않고 책을 읽었던 나폴레옹이나 기나긴 전도여행 중에 말 위에서 끊임없이 책을 읽었던 존 웨슬레의 일화는 유명하다. “물론 책을 읽는다고 모두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리더는 책벌레임에 틀림없다”고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말했다.

 

6. 리더의 사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리더가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의 사역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스토 부인이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라는 책의 영향으로 노예제도에 대하여 반대의 기치를 더욱 높였으며, 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정체성을 고민하던 청소년 시절에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흑인 작가들의 작품에서 위안과 성찰을 얻었고, 마틴 루서 킹 목사 전기인 『파팅 더 워터스(Parting the Waters)』를 애독함으로 그의 생각과 가치관을 잉태하게 했다.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을 보면 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하이데거의 말처럼, 어떤 언어로 쓰인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인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이희석)

 

1. 선택해서 읽으라.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이 있다. 그러나 독서에 있어서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저자의 책이나 책임 있는 출판사나 잡지사에서 추천하는 책을 중심으로 책을 고른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있다면 서점에 나가 직접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고 고르면 더 확실할 것이다.

 

2.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라. 21세기 교회의 화두가 ‘건강한 교회, 영성, 그리고 미래’라고 한다면 이 분야에 많은 책들을 읽기를 권한다. 뿐만 아니라 리더십, 경영, 코칭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 리더가 알아야 할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고 이를 활용하여 지혜 있게 삶의 현장에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한 분야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라.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 관한 책을 읽되 한두 저자의 책으로 국한하지 말고 여러 사람의 책을 읽으라. 서로 다른 입장 차이도 발견하게 되어 나름대로 정리가 가능하다. 한 사람의 책만 읽으면 사고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나의 경우 느헤미야를 강해할 때에는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가능한 한 많이 읽고, 에베소서 6장으로 영적전투에 관한 설교를 할 때에는 영적 전쟁과 진리 전쟁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으면서 설교를 준비했는데, 독서를 통해 더욱더 풍요함을 누리는 것을 경험했다.

 

4. 잡지를 읽으라. 목회자를 위한 잡지나 평신도를 위한 잡지, 일반 월간지, 주간지 등 할 수 있는 한 분야별로 한 권씩은 읽는 것이 유익하다. 성도들은 성경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살기 때문이다.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분별력을 잃게 된다. 내 경험으로 볼 때 분별력과 센스를 키우는 데는, 단행본도 좋지만 각 분야의 잡지를 읽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5. 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 오늘날은 책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코스모스닷컴,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사이트에 가면 다양한 분야에서 출간되는 요약본을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어 좋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 사이트에는 유익한 블러그 및 동호회가 있어 다양한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을 읽을 때에는 먼저 책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 다음 내가 그 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효과적인 책읽기의 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질문을 던지며 읽고, 메모하면서 읽으라. 왜 이것을 말했을까? 왜 이런 글을 적었을까?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애쓰면서 읽으라. 그러면 단지 저자의 생각에 대한 동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별력과 나아가 판단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일단 한 권의 책을 붙잡았으면 책 가운데서 무엇을 얻었는가 생각하고 그 생각을 메모하여 자료화하는 것이 좋다.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는 부분에 줄을 긋든지, 메모하든지, 타이핑하여 그것에 주제를 정해 놓고, 후에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주제별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더 좋을 것이다.

 

2. 집중해서 읽고 반복해서 읽으라. 반복은 사고가 규칙적으로 특정 방향으로 향하도록 심어준다. 오직 반복에 의해 형성된 사고습관만이 생각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쓴 책이지만 반복해서 읽을 때 나 자신 속에 내면화되어 나의 것이 된다.

 

 

독서는 리더가 창조력을 배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동시에 기쁨을 준다. 다른 사람의 지식과 지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서는 리더의 삶에 활력뿐만 아니라 능력을 입혀주고 나아가 권위를 세워주는 도구가 된다. 영적 리더는 책을 읽어야 산다. 독서가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훈련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는 책을 읽는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산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몽테뉴는 ‘지식을 얻지 못한 ABC 수준의 무지와 지식’을 얻고 난 후 ‘박사 수준의 무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깨달음이 시작되는 것이 독서이다.” 장 그르니에의 말이다.

 

 


남우택 목사는 고신대와 고려신학대학원(M.Div.)과 뉴질랜드 Laidlaw College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미국 Regent University 목회학 박사(D.Min)과정을 마쳤다. 1991년에 오클랜드 한우리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