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2011년 06월

마중물 멘토링 리더십

리더십 박 건 목사 _ 멘토링목회연구원 원장

요즘 방송매체를 통해 멘토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MBC <위대한 탄생>의 김태원, 신승훈을 포함한 5명의 멘토들 이야기와 tvN <오페라스타>의 서정학, 김수연 등 4명의 멘토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멘토들에게 일정기간 멘토링을 받은 제자들, 즉 멘티들이 공개적인 검증을 받고 시청자들의 심사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들이다. 여기서 멘티들이 어떤 멘토에 의해 어떻게 멘토링을 받느냐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좋은 멘토를 찾고 멘토링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일반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사이트 ‘알바몬’이 조사한 ‘우리 사장님이 된다면 가장 좋을 것 같은 연예인’이라는 항목에서는 최근 MBC <위대한 탄생>에서 따뜻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멘토로 활약 중인 김태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직장인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이 원하는 상사의 모습이 곧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이라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에서의 멘토 필요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95.9%의 직장인들이 ‘필요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교회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교회의 성도들도 신앙생활에 있어 자신의 신앙을 개인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를 찾고 있다. 이미 교회에서는 많은 영적 인도자들이 있고 리더들이 있는데 그들이 과연 얼마나 구성원에게 효과적인 멘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교회에서 리더의 멘토로서의 역할을 ‘마중물의 원리’에 비추어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하의 깨끗한 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유용하게 사용하는 데 꼭 필요한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면, 저 아래에 있는 멘티를 멘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좋은 일꾼이 되도록 만드는 일을 ‘마중물 멘토링’이라고 부르고 싶다. 
마중물 멘토링
마중물 원리에 입각한 일곱 가지의 멘토링 리더십의 원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관계: 관계에 성공하라
마중물은 지상의 물과 지하의 물을 연결시켜 주는 사명을 지녔다. 비록 한 바가지, 적은 양의 물이지만 이 물은 지하로 내려가 지하의 수많은 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관계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모습이다.
멘토링은 이처럼 리더인 멘토가 멘티에게 관계를 통해 영향을 끼침으로써 멘티의 큰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함께 세운 목표를 이루도록 하는 일종의 관계적 경험이다. 그래서 좋은 멘토는 관계에 성공해야 한다. 멘토가 관계 맺는 기술이 부족하다면 많은 멘티를 잃을 수 있다. 멘토링은 간단히 “관계를 통해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이끄는 소그룹에서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평상시에 잘 맺어놓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줄이 강조되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 혈연, 학연, 지연을 많이 따지는 문화인 것이다. 그만큼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교회에서 아무리 멘토링 관계를 잘 시작했더라도 관계가 어려워지면 리더의 영향력은 상실된다. 리더는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기에 관계를 돈독히 하기에 늘 힘써야 한다.

2) 헌신: 멘티 수준으로 내려가라
마중물은 지상에만 있어서는 절대 마중물이 될 수 없다. 마중물의 사명은 지하로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야 지하의 깨끗한 지하수를 만날 수 있다. 그래야 그 지하수를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처럼 멘토는 그저 멘토 수준에만 가만히 머물러 있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멘티 수준으로 기꺼이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멘티를 제대로 이해하고 멘티를 멘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멘토링에 있어 멘티는 올라가는 것이고, 멘토는 반대로 내려가는 것이다.
예수님도 우리를 올리시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셨다. 그것을 성육신이라고 하는 것처럼, 멘토도 멘티의 수준으로 내려가는 성육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멘티를 얻을 수 있고 그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멘토는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 마중물은 결코 위로 올라가는 물이 아니다. 백이면 백 다 밑으로 내려간다. 그럴 때에야 멘티는 진정 멘토를 통해 겸손을 배울 수 있고, 사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표: 비전을 가지고 함께하라
마중물은 무조건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다시 지하의 물을 이끌고 지상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내려간다. 멘티는 멘토의 이러한 비전을 보고 따라 올라간다. 멘토는 멘티에게 지상에서 자신이 경험한 세상을 말해주고 또 그도 함께 그 세상을 경험하도록 안내하고 이끈다.
비전을 가진 멘토가 멘티와 함께 동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만 올라가서 아래에 있는 멘토를 향해 소리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마중물 멘토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다. 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멘티는 멘토를 닮게 되어 있다. 할 수 있으면 멘토는 멘티와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멘티는 멘토의 목표와 비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멘토는 멘티의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다. 멘토는 멘티에게 종종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4) 자세: 기쁨으로 일하라
마중물은 자신의 현 위치에 그대로 머물고 있고자 해서는 마중물이 될 수 없다. 현상유지나 무사안일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는 마중물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 마중물은 지하로 내려가되 기꺼이 내려가고자 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오늘의 즐거움이 아니라 내일의 더 큰 즐거움을 위해 말이다.
이처럼 멘토는 오늘의 멘티가 아니라 내일의 더 나은 멘티의 모습을 그리며 기쁨으로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모습에서 멘티는 감동을 받는다.
멘티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문제가 있을 때도 부담 없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좋은 멘토감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5) 성품: 고통 중에도 감사하라
마중물은 절대 편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만족하는 물이 아니다. 스스로 좁은 파이프 관을 타고 어둡고 깊은 지하로 내려가는 물이다. 이 일은 분명 고통스러운 일이고, 인내해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멘토는 고통스러운 멘토링의 과정을 인내하며 감내할 수 있어야 하고, 주어진 환경과 멘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멘티를 위한 희생에 고통을 감수하는 성품이 필요한 과정이 멘토링이다. 예수님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셨다. 그 길은 좁고 길이 협착하다고 하셨다. 멘토링이 종종 좁은 문, 좁은 길이 될 수 있다.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겨우 한 사람을 붙들고 씨름해야 한다. 그리고 기간도 때에 따라서는 긴 기간이 될 수 있다. 멘티가 늘 고분고분한 것도 아니고, 멘토링이 쉽게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멘토링은 분명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수고가 따르는 일이다.

6) 본보기: 건강과 가정을 챙기라
마중물은 자신의 성분 자체가 깨끗한 물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오염된 물이 마중물이 되면 역시 상당량의 지하의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오염된 물은 오염된 물을 만든다. 따라서 마중물의 사명이 있는 멘토는 자기 자신부터 깨끗한 물이 되어야 한다. 멘토 자신이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다른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도와줄 수 있다. 건강과 가정은 멘토, 멘티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의 근원이다.
멘토는 자신이 먼저 배우는 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먼저 성장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먼저 본을 보이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먼저 본을 보이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멘티는 멘토의 모습을 보고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못하면서 멘티에게 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멘티는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을 통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7) 리더십: 멘티를 세운 후에는 사라지라
마중물의 사명은 지하의 물을 이끌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마중물의 역할은 그 사명 이후가 또한 중요하다. 이제는 지상으로 올라온 지하의 물이 다시금 마중물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세워주고 본인은 사라져주어야 한다.
실제로 마중물은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그 형태도 사라지고 존재도 없어진다. 마중물을 펌프에 붓고 지하수를 얻은 다음 마중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어디로 마중물이 갔는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정한 멘토는 멘티를 세운 후,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사라져주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주님이 영광을 받으신다.
신약성경에서 세례요한이 그랬다. 그는 예수님이 오시는 길을 예비하고 첩경을 평탄케 하라는 사명이 있었다. 그는 순교하기까지 그 귀중한 사명을 잘 감당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고 고백한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
소리가 들리기는 하는데 형체는 없다. 그리고 사명을 다한 후에는 사라져 버린다. 그처럼 멘토는 자신의 일을 다한 후엔 사라져야 한다. 여호수아를 세운 후에 모세는 사라졌고, 엘리사를 세운 후에 엘리야는 사라졌다. 아니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라지게 하셨다. 그래야 멘티가 자신의 전임자인 멘토 이상으로 사역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링 리더십은 이처럼 사람을 세우는 사역이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제자를 삼고 재생산할 것을 기대하고 계신다. 아무쪼록 우리도 마중물과 같이 제자를 잘 세우는 멘토의 역할을 하는 리더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 건 목사는 미국풀러신학대학원에서 ‘멘토링’으로 박사학위(D. Miss.)를 받고, 예전교회 담임목사와 멘토링목회연구원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사람을 세우는 멘토링1,2』(한국강해설교학교), 『멘토링 사역 멘토링 목회』(나침반출판사), 『현장에서 본 새들백교회』(한국강해설교학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