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캠페인 안소영 기자
현장에서 100퍼센트의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120퍼센트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 실상 40일 캠페인을 진행했던 많은 목회자들이 조언하는 것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이며, 캠페인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큰 이유로는 ‘준비 부족’이 꼽힌다.
그런 점에서 고척교회(담임: 조재호 목사)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오랜 기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진행했고, 실제 캠페인을 통해 얻고자 한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캠페인을 통해 목적을 분명하게 하다
‘40일 목적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40일 캠페인을 통해 고척교회가 얻고자 했던 것은 분명했다. 일차적으로는 개인과 관계, 교회가 재정비되는 영적 부흥의 자극제가 되었으면 했고, 이차적으로는 기존 구역체제의 전통 교회에서 소그룹 중심의 교회로 가는 연결고리 역할이었다.
사실 많은 교회가 40일 캠페인을 교회 체제를 바꾸는 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척교회 역시 마찬가지인데,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그룹 중심의 교회를 연구하며 캠페인 이후에 조직도를 준비했고, 또한 9개월간의 리더 훈련(앞으로는 2년 6개월 과정)을 통해 소그룹을 감당할 만한 리더들을 미리 충분히 준비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40일 캠페인은 성도들이 전통 교회의 구역체제가 아닌 새로운 소그룹의 형식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고, 소그룹에 대한 개념을 전환시키는 도구로서 활용됐다. 조재호 목사는 “캠페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캠페인을 통한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40일 캠페인은 성도들의 영적인 유익과 함께 교회가 전환되는 영적 터널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 감당했다”고 설명한다.
8개월간의 적극적인 준비과정을 거치다
40일 캠페인이 교회의 전환점에 사용되는 만큼 그 준비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한 조재호 목사는 40일 캠페인을 한 부서로 만들었다. 40일 캠페인 담당 교역자로 최경영 목사가 세워지고, 평신도 사역자들을 중심으로 15개 팀이 만들어져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주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디데이가 9월 30일임을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된 셈이다.
그런 만큼 색다른 아이디어도 많았는데,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성도들이 40일 캠페인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1140 중보기도 운동이다. 하루 한 번 이상 40일 목적행진을 위해 11시 40분에 기도한다는 운동이다. 또한 기도 카드도 배부되어 성도들이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 실제 이 운동은 성도들이 40일 캠페인을 알고, 주인의식을 갖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40일 캠페인이 시작되기 3개월 전부터는 직접 담당부서가 당회, 안수집사회, 권사회 등을 비롯한 교회 각 부서와 모임을 찾아다니며 직접 파워포인트 등을 사용한 40일 캠페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한 달 전과 시작하는 날, 그리고 끝난 이후에는 캠페인 동영상이 방영되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리고 유치부를 포함한 모든 부서에서는 7주간 동일한 제목으로 설교가 준비되면서 교회가 한 방향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쳤다.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이 높아진 캠페인
이처럼 오랜 기간의 준비와 적극적인 홍보덕분에 40일 캠페인은 기존 새벽기도 참여도의 두 배가 넘는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열매를 보였다. 조금 늦게 오면 본당이 아닌 비디오실에서 참여해야 할 정도였다. 새벽기도에 왔는데, 비디오실에 앉아있다는 충격(?)이 커서인지 성도들은 점점 더 일찍 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안내하는 교역자들의 기상시간은 더욱 빨라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담당부서에서는 이런 참여도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6주치의 교재를 2주치씩 3권으로 만들어 성도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늦게라도 참여하려는 성도들이 스스럼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기도 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배려 하에 진행된 40일 캠페인에서는 새벽기도에 나가겠다는 딸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가 은혜 받았다는 이야기, 재미있는 드라마를 포기하고 참여할 만큼 즐거웠다는 청년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도 쏟아졌다. 또한 이 기간 동안에는 성도들의 따뜻하고 적극적인 마음을 볼 수 있었던 사건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자발적인 후원이었다.
새벽기도 기간 동안 있었던 3번의 놀토에는 새벽기도가 끝난 이후에 차 종류와 다과, 샌드위치 등을 나누며 교제하는 식탁 공동체가 마련됐다. 그런데 이 식탁 공동체를 한 번 치룬 이후 다과비용을 후원하고 싶다는 성도가 생기고, 또 아이들이 새벽기도에 많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대견하다며 선물을 후원하겠다는 성도도 생겼다. 간단한 이벤트로 준비했던 목적행진 4행시는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40일 캠페인을 위한 40일 캠페인 준비를 담당했던 최경영 목사는 “처음에는 성도들이 새벽에 교회 나오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성도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자발적이고 적극적이어서 놀랐다”고 밝혔다.
성도들의 참여욕구를 간과하지 말아야
이러한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욕구가 드러나면서 최경영 목사는 “40일 캠페인의 틀을 너무 철저히 준비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한다. 성도들의 간증이나 여러 특송 등을 자유롭게 넣어 성도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40일 캠페인이 끝난 지금 고척교회는 40일 목적행진을 시행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직접 콘텐츠를 짜서 40일 성령행진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축제’라는 키워드를 사용해서 전교인이 함께 누린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송 역시 의무가 아닌 각 부서와 개인의 신청을 받고 있다.
철저하고 세심한 준비과정을 통해 캠페인의 목적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던 고척교회의 40일 캠페인. 그 결과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더욱 맛보았던 고척교회의 그 신중한 발걸음이 기대된다.
<안소영 기자>
INTERVIEW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교회가 무엇을 원하는지 설정하라
조재호 목사는 “40일 캠페인은 교회의 영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 목사는 “역사나 규모가 있는 많은 한국 전통 교회가 커다란 어려움이 없는 대신 영적인 자극도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영적인 다이내믹함이 살아있는 교회를 위해 오랜 기간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로 조심스럽게 소그룹 중심의 교회로 전환을 시도하며 이를 위한 도구로 40일 캠페인을 선택했다.
조 목사는 “40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적이 중요한데, 그 목적이 아닌 40일에만 포커스를 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단순히 40일 동안 새벽기도를 나오면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될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뭘 원하는 지를 설정하고, 이 캠페인을 그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는 “40일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성도들 역시 개인의 변화와 교회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눈에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아도 성도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며 웃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