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리더십 김정원 권사_ 홍익교회
통독과 기도로 준비했던 겨울방학
2개월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3월은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새해가 되면서 다시 시작하는 홍익교회의 많은 모임들, 그중 으뜸은 단연 사랑방(소그룹) 모임이다.
나는 스스로 이 모임의 방지기(리더)로서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내게 있어 2개월의 휴식은 휴식이라기보다 준비 기간에 가깝다. 그래서 휴식 기간 동안 지난 한 해 내게 부족했던 부분은 무엇이었으며, 놓치고 지나간 것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부분에 더 많은 관심과 집중이 필요한지 등을 돌아보며 말씀 통독과 기도로 시간을 보냈다.
사실 나는 활달하지도 않고 먼저 다가가 친밀하게 대하는 것이 어렵기에 이런 노력이라도 해야 방지기로서 사랑방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생긴다. 내게는 모든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지혜는 성령님의 도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성령님과 친밀한 교제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성령님께서 나를 가장 능력 있는 리더로 사용하지 않으실까 생각한다.
성령님을 의지해 경청하고 반응하기
담임목사님께서 매주 방지기 교육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방지기는 방식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때 눈, 귀, 입, 가슴의 감각들을 총동원해 경청할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님께서 주시는 감동, 말씀, 위로를 잘 듣고, 그들에게 성령님이 보내시는 사인을 나눠 주라고 늘 말씀하신다. 성령께서 주시는 사인을 놓치지 않으려면, 늘 깨어 있어 성령님과 친밀해야 하며 민감하게 성령님께 반응해야 한다.
일례로, 새가족으로 들어온 방식구 한 분이 작년에 제자훈련을 받던 중, 암송이 잘되지 않아 포기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성령님께서 주시는 감동을 따라 그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힘들지? 성령님께 도우심을 구해 봐. 도와주실 거야. 나도 같이 기도할게.” 그는 ‘부끄러워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방지기가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지?’ 하며 깜짝 놀라면서도, 기도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했더니 그때부터 암송이 잘돼 제자훈련을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고 후에 간증했다.
일대일 만남으로 서로 간 신뢰 쌓기
나는 ‘새가족이 사랑방에 들어오면 방지기인 내가 새가족을 양육(일대일양육)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일대일 양육을 하는 동안 새가족의 신앙을 점검할 수 있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는 가운데 신뢰가 구축되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방 모임이 없는 날에도 방식구들과 종종 일대일 만남을 갖는다. 카페나 음식점에서의 만남은 교회에서의 만남보다 더 적극적이고 풍성한 교제를 가능하게 한다. 힘들어하는 일과 어려운 일들을 나누는 방식구들을 최대한 격려하고 위로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길들을 알아보고, 다른 방식구들 앞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들을 미리 알고 배려하니, 사랑방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월하게 적응하는 모습도 보게 됐다.
목표를 세워 마음을 모으기
사랑방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3명의 방식구를 배정받았는데, 배가에 목표를 두고 열심히 전도한 결과 9명이 됐다. 방식구 중 한 사람을 예비 사랑방지기로 세워 협력하다가 젊은 식구들을 과감히 떼어 분가시켰다. 그런데 이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기존 사랑방에 남게 된 연로한 방식구들이 예전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스스로 ‘언제든지 나는 잘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 자만심의 결과였다.
분가 이후 몇 년 동안은 힘을 잃은 사랑방을 보면서 철저하게 낮아져야 했다. 하나님 앞에 항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방 식구들이 모임을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다독이며, 우리의 기도를 분명히 들어주실 하나님을 의심하지 않고 기도하도록 독려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기를 몇 년, 2년 전 하나님께서는 3명의 새가족을 보내 주셔서 우리 기도에 응답하심에 모든 사랑방 식구들이 기쁨과 눈물로 찬양할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니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이다. 올해는 그들이 제자훈련에 집중해 은혜롭게 수료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다. 또 우리 사랑방 식구들과 함께 ‘꽃밭 만들기’를 할 계획이다. 교회로 올라가는 길가에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며 꽃을 피워, 교회에 올라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려고 한다.
기본에 충실할 때 얻는 소그룹의 은혜
우리 홍익교회 사랑방 모임은 ‘포옹’으로 시작해, ‘생활 나눔’, ‘은혜 나눔’, ‘축복 나눔’으로 이어진다. 생활 나눔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은혜 나눔을 통해 일주일 동안 말씀을 따라 실천할 내용들을 결단하며 합심해 기도하고, 마지막으로 사랑방지기가 방식구들의 모든 가족들 이름을 불러가며 세밀하게 축복하는 기도를 함으로써, 새 힘을 얻어 다시금 가정과 일터로 파송한다.
내가 가진 어떤 기교나 실력보다 이 기본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가장 큰 열매를 맺게 한다. 기본에 충실한 사랑방 모임은 은혜를 경험하도록 하는 능력이 있으며, 모두가 다음 사랑방 모임을 기다리게 만든다. 물론 하나님께서 마음껏 사용하실 수 있도록 방지기가 먼저 기도와 말씀으로 준비돼야 한다. 이것이 신앙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소그룹 리더의 기본자세이며, 이 기본에 충실할 때 그 소그룹의 모임이 성장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있겠지만, 필요한 지혜를 구하면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서 때에 맞는 방법과 지혜로 행하게 하시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사람의 어떤 말과 경험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구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주인이 올 때에 그 종이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이 복이 있으리로다”(마 24:45 ~46). 이 말씀은 내 신앙의 모토다.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처럼 충직하게 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세우신 주님 앞에 충성하는 길이며, 우리 사랑방 식구들을 잘 돌보는 길이라 생각한다.
김정원 권사는 홍익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수료하고, 현재 일대일양육 팀장, 사랑방지기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