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간증

2015년 07월

제자훈련으로 한 뼘 더 성장한 신앙생활

수료생간증 나가오카 키누에 성도_ 일본 토마코마이복음교회

남편의 배려 속에 시작한 제자훈련
먼저 1년에 걸쳐 토마코마이복음교회(담임 : 이준호 목사)에서 받은 제자훈련의 은혜를 나누게 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처음에는 제자훈련을 받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었고, 또 가정 교회의 목장 리더로 섬기기로 돼 있어 훈련의 필요성은 느꼈지만, 바쁜 사역 일정 때문에 훈련을 받겠다는 결단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교회학교의 젊은 교사들의 격려에 힘입어 제자훈련에 뛰어들기로 결단했다. 
나는 내 건강을 걱정한 남편에게 의논도 하지 않은 채 제자훈련 오리엔테이션을 맞이했다. 제자훈련을 받으려면 하루 2~3시간의 예습 시간이 필요하고 가족, 특히 배우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듣고는 남편에게 내 결심을 전했다. 그때 남편은 내게 두 가지 말을 했다.
하나는 삿포로에 사는 손녀가 아플 땐 맞벌이를 하는 딸과 사위를 도와줄 것을 우선순위로 할 것과, 다른 하나는 내가 신학교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고 응원하겠다는 든든한 약속의 말이었다. 나는 이렇게 남편의 배려를 받으며 제자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제자훈련은 하루 생활의 스케줄을 조정해 큐티를 습관화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경건시간을 가졌다. 성경구절을 암송하고 말씀을 요약, 연구, 관찰하고, 느끼고, 적용으로 마무리하는 큐티 생활을 확립해 가는 훈련은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고생도 뒤따랐다.
처음에는 큐티를 하는데 6시간이나 걸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익숙해졌다. 덕분에 성경을 주의 깊게 읽고, 한 말씀 한 말씀을 주목해 상황을 연상하며, 말씀을 묵상하고 완벽한 하나님의 말씀에 압도돼 말씀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큐티를 통해 매주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기쁨도 느꼈지만, 훈련이 익숙해지자 마음 자세가 안이해지기도 했다. 그때는 다시 새로운 마음 자세를 갖게 되는 계기가 생기기도 했다. 

 

목사님의 충고로 마음을 다잡다
토마코마이복음교회는 매년 8월 말이 되면 교회학교 여름 전도집회가 열린다. 여름캠프가 끝나자마자 바로 집회가 이어지기 때문에, 마지막 한 주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밤늦게까지 준비를 해야 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어떤 교사는 퇴근 후 바로 집회에 참석했고, 금요일에는 목장 모임을 마치고 바로 집회에 참석하는 교사도 있어 모두들 피곤해했다.
감사하게도 은혜 가운데 토요일까지 전도집회를 잘 마쳤다. 주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드디어 제자훈련이 있는 월요일이 됐다. 훈련 시간이 되자 우리 제자반은 모두 이준호 담임목사님께 엄청난 꾸중을 들었다. 교사가 많았던 우리 제자반은 예습, 과제, 통독, 필독서 읽기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큐티도 적당히 했다.
이준호 목사님은 “지금이라도 훈련을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마음을 찌르는 꾸중이었다. 그러나 목사님의 이 말씀이 다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예습뿐만 아니라, 직장일, 교회학교, 목장, 가사일 등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며 32주의 훈련을 이어갔다. 나는 사랑의 책망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게으름을 피운 나 자신을 돌아보며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들이 심장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일로 3일 정도 입원을 해야 했다. 나는 아들 곁에서 간병을 하면서도 꾸준히 예습을 했다. 나가사키에 있는 어머니도 고령으로 누워 계셨는데, 훈련 기간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셨다. 감사한 일이다. 손녀도 건강하게 잘 자라줬다. 물론 손녀가 고열로 아팠을 때는 제자훈련을 쉬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내 신앙 성장을 위해 모든 일이 합력해 선을 이루게 하셨다. 내가 제자훈련을 받은 기간은 60대인 우리 부부가 이런저런 모습으로 신앙이 성장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다 지난 5월, 32주의 훈련 과정이 끝나갈 무렵, 나는 큰 충격을 경험했다. 그때 나는 내가 ‘사랑의 삶’에 실패한 에베소교회임을 깨달았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많이 배우고, 기도하고, 봉사도 했지만, 내 안에 사랑이 없음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얼마만큼 했느냐를 보시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됐는가를 보시는 분이었다.

 

수료 선교여행에서의 깨달음
나는 이 같은 깨달음을 품고, 수료 선교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받은 은혜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되다”라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의 대상은 우리 일본인과 세계 사람들이었다. 나는 수료여행에서 하나님의 사랑은 국경도 없고, 교회의 벽도 없음을 목격했다. 수료여행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하는 여행이었다.
여행 중 방문한 대구 아멘교회에서 사역훈련을 견학하면서 젊은 목사님께 겸손히 배우는 장년 남자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그들에게서 ‘나이가 많다’는 등의 핑계를 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는 삶을 배웠다.
살면서 하나님께 배은망덕했던 나의 모습과, 무관심했던 모습을 떠올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이런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당할 수 없이 감사했다. 
훈련 기간 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준 동기들, 그리고 훈련생을 위해 기도로 섬겨 준 교회 식구들, 또 훈련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훈련에 함께 동참해 주신 사모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제자반을 인도해 주신 이준호 목사님, 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한국의 성도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바쁘다는 핑계로 하나님께 불평불만을 토로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때마다 이준호 목사님의 모 교회인 대구 성서중부교회의 선교 게시판을 떠올리겠다. 게시판에는 세계로 파송된 선교사님들의 나라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일본 홋카이도에 켜져 있는 불을 본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 감동은 분명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믿는다. 믿음의 동지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기뻐하는 제자의 삶을 살기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