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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행전 우은진 기자
진녹색의 논밭이 옹기종기 이웃해 있고, 그 한가운데 미루나무 두세 그루가 서 있다. 태안 염광교회(담임: 김종천 목사) 고대식 집사를 찾아가는 길에는 이렇듯 익숙한 우리네 농촌풍경이 입가에 미소를 자아낸다. 그 푸르른 풍경 사이를 지나 새하얀 전원주택 앞에 발걸음이 멈춘다. 이 아담한 집은 구릿빛 얼굴로 거친 손을 내밀며 인사하는 고 집사의 안식처이다. 느릿한 충청도 말투는 그의 안정감 있는 외모와 함께 반석 같은 신앙인의 일면을 느끼게 한다. 거기에서는 술에 찌들어 살던 한 농부의 모습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예수의 제자 한 사람만이 서 있을 뿐이다.
풀리지 않는 인생, 술독에 빠지다
그가 살고 있는 태안 귀실마을은 고씨 성의 종가로 통한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서 야간 중학교도 겨우 졸업한 고 집사는 측량보조 생활을 시작했다. 주경야독하며 동생들 학비까지 벌어야 했던 그는 부모 원망도 많이 했다. 결혼한 후에는 중동 붐을 타고 사우디에 가려고 했지만, 병무청에서 막는 바람에 못 가게 됐다. 그때부터 그는 술을 마셨다. 목수 일을 하며 번 돈은 물론, 아내의 반지까지 팔아 술값으로 날렸다. 심지어 빚을 얻어서까지 술을 마셨다. 태안 사람들 중에 술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마셔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그를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고 집사는 그때를 회상하며 “난, 하나님 안 만났으면 벌써 죽었슈”라고 말한다. 당시 그의 구원을 위해 온 가족이 똘똘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