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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 _ 총신대학교
성경 해석이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속에 변화의 시련을 겪고 있다. 벌써 30여 년 전 그러니까 1980대 중반, 유학 시절 토론토대학에서 신약학을 전공하던 한 후배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신학교에서 배운 것과 매우 다른 해석학을 익히느라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그날의 대화는 근대적 사고와 포스트모던적 비판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철학적 해석학이 신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여기서 ‘시작했다’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고 중요하다. 지금도 본격적 확장의 여지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해석의 문화: 객관주의와 상대주의의 딜레마
그동안 철학적 해석학을 성경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연구가 상당히 이뤄졌다. 그 결과 얻어진 통찰을 신학적으로 전용한 책들로 나왔다. 하지만 이 책들은 전문적이고 두꺼워 소개하기가 주저됐다. 그런 차에 친절하면서도 단순화된 해설을 담은 이 책이 나왔다.
저자 웨스트팔은 현대 유럽 철학, 특히 해석학 분야의 권위자다. 예일과 포덤대학교 철학과 석좌 교수를 지냈고, 하버드와 풀러신학교에서도 가르쳤다. 더욱이 자신은 철학의 통찰을 빌려 교회에 유익을 끼침으로써 목회자 되기를 염원했던 어머니의 소망에 부응해 왔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는 해석의 문화 속에 살아간다. 해석은 텍스트 이해뿐 아니라 모든 앎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세상과 삶 전체는 해석되어야 할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철학적 해석학은 ‘해석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반적 반성’이며 이론적 연구다. 당연히 성경 해석과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