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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인종 청소의 폭력을 녹일 ‘포용의 신학’
기독교는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에 이르는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 《배제와 포용》의 저자 미로슬라브 볼프는 ‘포용’에 그 답이 달렸다고 주장한다. 포용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이신 희생적 사랑의 실천이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 원수를 두 팔 벌려 안으며 포용하는 것은 우매의 극치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인종과 종교, 계층과 성적 지향성을 둘러싼 갈등을 풀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무책임해 보이는 제안이 담긴 책을 각종 매체가 21세기의 고전으로 칭찬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변적 이론서가 아니라는 점이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인종 청소 폭력, 십자가의 포용으로
예일대학교 교수인 볼프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논하는 공공신학의 리더다. 그는 인종 청소 전쟁이 벌어졌던 크로아티아 출신이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행해지는 잔혹한 배제 행위를 극복할 신학적인 자원이 십자가에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가와 사회학자들은 어떤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평화로운 사회가 될지를 놓고 씨름한다. 볼프는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이 돼 타자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바른 신학적 해법을 제시한다.
자아와 타자의 이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용의 의지, 즉 사랑하려는 마음이다. 우리는 늘 내 편의에 맞춰 타자를 바꾸려 한다. 내 의지에 반하는 타자는 배제한다.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