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문화를깨운다 신국원 교수_ 총신대학교
은혜처럼 오용되고 남용되는 단어도 많지 않다. ‘은혜롭게 하자’라는 말은 흔히 까다롭게 굴지 말자는 뜻으로 사용되곤 한다. 설교나 찬양에 ‘은혜받았다’라는 말의 뜻은 정의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렇게 우리는 필립 얀시(Philip Yancey)가 “우리 시대 마지막 최고의 단어”라고 부른 은혜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진정한 의미 대신에 값싸고 가벼운 것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필립 얀시는 그 단어를 되찾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그는 <크리스처니티 투데이>를 비롯해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 월간지에도 기고하며 30권의 베스트셀러들을 출간했다. 그중 복음주의 기독출판협회의 금메달을 수상한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1996)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1998)가 가장 유명하다.
은혜와 비은혜
필립 얀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에서 그리스도인이 잃어버린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가장 비참하고 죄악으로 찌든 곳에 임하고 넘치는지를 보여 준다. 무려 17명을 강간·살인하고 인육을 먹기까지 한 엽기 살인마 제프리 다머가 옥중에서 회개한 예는 충격적이다. 우리는 이런 사례 앞에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런 태도는 우리가 얼마나 은혜를 제한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얀시는 죄인에게 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누구에게나 임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은혜로 치유된 눈’이 회복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실 신앙인들이 비은혜로 기우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얀시는 이를 “은혜 기피증에서 비롯된 교묘한 잔꾀”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