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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교수_ 총신대학교
인문학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모던 시대의 인문학적 성경 읽기와 설교’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인문학이 성경 읽기와 설교에 무슨 유익을 줄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신학과 설교, 목회가 모두 성경 해석에 기초한 작업이니만큼, 탄탄한 인문학적 기초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강의의 부제를 (성경 읽기의) ‘오만과 태만을 넘어서’로 정했다. 미국 트리니티 신학교 교수 캐빈 밴후저(Kevin Vanhooser)가 성경 해석에서 피해야 할 두 가지 위험으로 ‘오만’과 ‘태만’을 꼽은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세계관이 성경 해석에 미친 영향
성경은 자증(自證)적이다. 성경의 신빙성과 권위는 그 자체 이외에 다른 무엇에 의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은 자기 해석적이지 않다. 성경은 읽히고 해석돼야 한다. 성경의 명료성 교리는 모든 부분의 의미가 자명하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부분은 성경 기자들이 생각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다.
사실 모든 글은 결코 그냥 읽는다고 이해되지는 않는다. 반드시 해석돼야 한다. 성경을 언제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그런 자세는 소박한 믿음이기보다 ‘오만’일 수 있다. 이는 성경 연구 훈련의 필요를 부정하는 ‘태만’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성경 읽기를 위한 훈련을 받는 것 자체도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성경의 역사를 공부하고 원어를 익히는 것은 역사적, 문법적 해석의 전통을 이어 가는 데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충분조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