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세 가지 본질을 지킬 때 교회는 쓰러지지 않는다
《균형 있는 목회자》 (유진 피터슨 / 좋은씨앗)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시옷(ㅅ)자 형태로 최대 52°까지 기울어져 있다. 엄청난 각도로 기울어진 이 건물이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무게 중심을 건물 안쪽에 두고, 당기는 힘과 미는 힘의 균형을 완벽하게 이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균형을 이루는 일은 건축물뿐만 아니라 사역에도 무척 중요하다.
영성과 지성을 고루 갖춘 신학 교수 유진 피터슨은 목회 사역의 무게 중심을 잡는 세 가지 행동을 기도, 성경, 영적 지도로 꼽는다. 그는 이 세 가지 영역은 세 가지 관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기도는 목회자 개인의 하나님에 대한 관심, 성경 읽기는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남의 말씀과 행동에 대한 관심, 영적 지도는 성도의 삶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에 대한 관심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목회자들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면서 이 세 가지 행동에 얼마든지 게을러질 수 있으며, 겉으로만 고상해 보이는 사역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는 목회자 개인만의 잘못이 아니다. 대다수의 교회가 목회자에게 성도 출석률, 사회적 영향력을 위한 외적인 일이나 행정에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누구나 그 중요성을 아는 기도와 성경 읽기와 영적 지도에 대한 형식적인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목회 현장에서 이 세 가지에 집중하며 사역했던 경험과 이를 바탕으로 느낀 생각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또한 무엇보다 목회자 직분의 고결함에 대해 강조한다. 목회자의 직분을 받은 자는 자신에게 할당된 몫을 채우기까지만 일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의무를 갖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생명을 걸고 거룩한 삶에 헌신하며 사역하는 자들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목회자가 부르심의 감격과 인도하심의 은혜가 선명하게 새겨진 채 목회 직분의 고결함을 지켜 가길 응원한다. <김미은 기자>
내가 가장 의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돈은 중요하다》(폴 스티븐스, 클라이브 림 / Ivp)
현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돈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돈이 최고라고 외치는 세상 속에서 돈은 하나의 권력이자 목표가 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동시에 돈도 우리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돈은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영혼의 바로미터가 된다.
이 책은 캐나다 리젠트칼리지의 일터신학과 교수로 신앙과 일의 통합을 돕는 사역자 폴 스티븐스와 싱가포르의 한 투자 회사 CEO이자 트리니티신학 대학의 일터신학 강사인 클라이브 림이라는 두 명의 저자가 돈에 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이들은 종교사에서 돈이 성전 및 성물과 어떻게 연계됐는지, 돈은 무슨 일을 하고, 또 돈이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가 돈과 맺는 관계는 매우 인격적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성경이 돈에 관해 아주 특별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예수님께서는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가장 의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돈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성경적으로 돌려놓고, 돈을 바르게 사용함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기독교 신앙의 패러독스에 답하다
《조정민의 답답답》(조정민 / 두란노)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는가? 예수님과 함께라면 세상이 두렵지 않았던 그때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나와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매 순간 부대끼며 살다 보면 의심 없이 믿어 왔던 수많은 가치에 대해 물음표가 떠오르고, 답답한 심령은 점점 메말라 간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꾸밈없는 소박한 질문과 미사여구 없는 답변이다.
저자 조정민 목사(베이직교회 담임)는 매주 비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예배를 드린 후 실시간으로 청중과 문답한 내용을 신앙생활, 고난, 가정과 사랑 등 일곱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다양한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고민에, 개인적 경험과 예화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가며 담담하고 알기 쉽게 답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처럼 이분법으로 사고하지 않으시며, 근시안적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않으신다. 때문에 모든 것을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을 인간이 제대로 이해하기란 결코 불가능하다. 여기서 바로 기독교만의 독특한 패러독스가 탄생한다. 고난을 겪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만, 오히려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는 복을 누린다. 저 사람이 밉다고 기도하면 오히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셔서 회복시켜 주신다. 다양한 질문과 답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 같은 질문을 붙들고 씨름하던 시간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질문은 아무 고민 없이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내면을 깊이 성찰해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질문하는 사람을 기뻐하시며 합당한 과정을 통해 답을 주신다. 그러니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지금이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야 할 때라는 음성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편, 나는 답을 몸에 새겼으나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질문에 순간 난감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때 이 책이 매우 훌륭한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이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