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3년 02월

2월 신간 소개 - 《상처는 별이 된다》 외

북&컬쳐 편집부

영원히 빛나는 별로 아버지께 돌아가다

《상처는 별이 된다》(박정식 / 국제제자훈련원)


1986년 인천 학익동에 자리 잡은 이후,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붙들고 평신도를 깨우는 사역을 평생 감당한 목회자가 있다. 그가 개척한 은혜의교회는 부교역자 없는 교회로 유명하다. 훈련받아 변화된 평신도의 열정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며 부교역자가 사임해 버리자, 그는 사역에 대한 시각을 바꿔 훈련받은 평신도에게 모든 사역을 위임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교회 안에 정착시켰다. 

그렇게 성도들과 함께 변함없는 열정으로 사역했던 박정식 목사는 작년 4월, 부활절을 한 주 앞두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박 목사가 생전에 전했던 목회 서신을 모으고 다듬어 출간된 이 책의 행간에는 교회를 향한 그의 마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성도를 향한 애끓는 진심과 그럼에도 과부의 두 렙돈처럼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성도를 향한 감동,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고 안타까워하는 성찰이 가득하다. 

그러나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로 독자를 가라앉게 하지만은 않는다. 성도들과 함께 엠티를 떠나 즐거운 한때를 보낸 이야기, 수련회에 갔다가 난감한 상황을 만나 고생한 이야기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기억을 상기시켜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하고, 그 시절을 함께했던 동역자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싶게 한다. 그러다가 끝내는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움으로 추억할 수밖에 없는 각자의 누군가를 떠오르게 한다.

상처투성이 어린 시절을 부정하지도, 그것에 얽매이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상처는 별이 된다고 모두를 따뜻하게 토닥인 박정식 목사. 그의 삶과 사역은 어떤 별보다 빛났고 아름다웠으며 찬란했다. 그의 진심 어린 사역이 밝게 빛나는 별 하나쯤 가슴에 품을 수 있게 된 수많은 박정식 목사를 낳아, 그가 떠난 자리를 여전히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사랑하는 주님 품에 안긴, 누구보다 밝게 반짝거리는 그를 옷깃을 여미고 추모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이수영 기자>



삶의 모든 영역에 복음의 깃발을 꽂으라

《어디에서든 그리스도인》(브루스 애쉬포드 / 좋은씨앗)


노란색의 M자 로고 간판을 보면 행복한 패스트푸드 한 끼가 떠오른다. 일일 5,400만 명의 객이 방문하는 이 브랜드가 슈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로는 철저한 현지화와 더불어 표준화를 꼽는다. 프랑스에서는 바게트나 와인을, 홍콩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스프류를 판매하며 진출한 나라의 문화에 맞추면서도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친근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서의 표준을 정립해 정체성을 지켜 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 역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되 정체성을 잘 지켜 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브루스 애쉬포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40여 개국이 넘는 선교 현장에서 사역한 바 있다. 그는 누구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문화적 맥락에서도 신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창조’, ‘타락’, ‘구속’, ‘재창조’라는 네 개의 큰 틀을 통해 문화에 대한 성경적 신학 정립을 하도록 이끈다. 문화와 거룩한 삶은 더 이상 대치점이 아니다. 내 삶에 주어진 문화적 맥락 가운데서 복음의 은혜를 담은 말과 행실을 빚고, 다른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엄중한 사명이다. 예술과 자연과학, 스포츠나 정치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은 어떤 의미며, 어느 지점에서부터 실행할지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세레나데

《사람마다 향기다》(류응렬 / 두란노)


그리스도인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느 목회자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어디에도 행복은 없다. 하나님 안에서는 어디라도 행복하다”라고 고백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예수님을 만난 것 자체가 혁명과 같은 변화이고, 십자가의 은혜와 부활의 감격을 가슴에 새길 때 이미 행복이 가슴속에 채워지기 때문이다. 

이 고백은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류응렬 목사의 말이다. 류 목사는 평소 틈틈이 작성했던 시와 에세이를 신간 《사람마다 향기다》으로 묶어, 성도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이 책은 매 순간 하나님 앞으로, 십자가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한 류 목사의 삶과 마음을 진솔하게 담아, 독자에게 절망 속에서도, 기쁨 속에서도 모든 상황을 선용하시는 하나님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믿음과 시선을 갖게 한다. 또한 그는 성도의 연약함은 전능자의 자비를 구하는 통로이며, 하늘의 은혜를 만나는 기회라고 말한다.

류 목사는 학창 시절 또는 목회를 하며 만났던 사람들, 가난한 시골 교회의 부흥회에서 마주한 성도들, 광활한 자연 속에서 경험한 주님의 은혜와 십자가 복음을 진솔한 글과 시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동행하시는 인생은 어둠의 골짜기를 지날 때도 기도를 통해 ‘하늘 문’이 열리는 비상의 인생임을 확인하길 바란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