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천하를 얻었지만 제 영혼은 잃은 이들에게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피터 스카지로 / 두란노)
1987년 9월 뉴욕시에서 시작된 뉴라이프펠로십교회는 6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부흥을 이끈 피터 스카지로 목사는 당시 분노에 가득 차서 “목회자가 된 건 인생 최악의 선택이었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끊임없이 리더를 양성하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지만, 자신과 공동체의 내적 상태는 건강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성장 속 갈등을 조직의 성장통으로 여겼지만, 자신이 선 곳은 기업이 아니라 교회였음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신간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에는 이처럼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것만 강조하느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을 놓쳤던 저자가 피상적인 훈련의 허울을 벗고 거듭난 경험과 통찰이 담겨 있다. 책의 1부에서는 피상적인 제자훈련의 주된 원인 4가지를 탐구하고, 2부에서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의 7가지 증거와 실용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의 본질은 성경적인 신학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슬럼프에 빠지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하던 옛 방식을 벗어나, 목회자와 공동체 모두가 예수님을 진실로 닮은 제자로 서도록 돕고자 한다. 영적 성숙 속에 인격의 성숙이 함께하며, 전인적 훈련이 이뤄져 가야 함을 잊지 않길 원하는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놀랍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기대하라
《네 마음이 어디 있느냐》(현승원 / 규장)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진정한 축복의 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세상적인 염려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기 손에 쥔 것을 하나님께 기꺼이 내어드리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네 마음이 어디 있느냐》에는 어릴 때부터 철저히 하나님께 순종하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힘을 빼고, 그분의 이끄심에 따라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 온 크리스천 기업인 현승원 의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30대 중반에 기업 가치 3,300억 원의 에듀테크 기업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크고 작은 결정의 순간에 놓일 때마다 자신의 마음과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님 앞에서 점검한다고 말한다. 한때 스타 강사를 꿈꿨던 그는 사람의 생각과 상황을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하심을 체험하면서 온전한 청지기 정신을 지닌 경영자로 변모하게 됐다. 동시에 매월 2천 명 이상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NGO 단체에 100억 이상을 기부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주님의 충성된 종으로 쓰임받고 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오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 1:21)라는 욥의 고백처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의 발을 내딛는 저자의 간증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도전이 되길 소망한다. <박주현 기자>
온 가족이 함께하는 드라마 같은 가정예배
《레디 액션! 드라마 가정예배-구약》(곽상학, 노연정 / 생명의말씀사)
비대면 시대는 교회가 큰 비중으로 감당하던 신앙 교육의 책임을 부모에게 넘겨주는 기회가 됐다. 부모가 신앙 교육의 도구로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큐티와 가정예배일 것이다. 연령별로 콘텐츠가 나뉘어 있는 큐티와 달리, 가정예배는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 구성원이 함께 드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가정예배의 인도법과 목표 등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에 네 명의 자녀들과 꾸준히 가정예배를 드려 온 곽상학, 노연정 부부는 《레디 액션! 드라마 가정예배》를 출간했다. 이 책은 구약을 다루는 가정예배 32주, 신약 20주 과정이 각각 한 권씩 나뉘어 있으며, 추가 준비 없이 책을 따라 그대로 가정예배를 인도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눈여겨 볼 점은 대화식 대본으로 된 짤막한 성경 에피소드를 나누고, 이어 말씀을 해설하고 각자의 감사·기도제목을 나눈 뒤에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를 소개하는 것이다. 특별히 성경 에피소드를 대화식 대본으로 구성한 것에 대해 저자들은 “지속 가능한 가정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즐거움의 요소가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배역을 맡겨 성경 속 등장인물이 되게 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이고 즐거움도 누리게 한 것이다. 온 가족이 즐겁게 소통하는 가정예배를 꿈꾸는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백지희 기자>
뵈뵈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재구성된 로마서
《이야기 뵈뵈》(폴라 구더 / 에클레시아북스)
바울은 ‘복음의 정수’라 불리는 편지 로마서를 쓰고 뵈뵈 집사를 통해 로마 교회에 전달한다. 그 내용을 소설과 같은 이야기체로 상상력을 발휘해 재현한 책이 《이야기 뵈뵈》다. 이 책은 대개 성경의 주변 인물로 여겨지는 여성 리더십이 주 화자가 돼 책의 중심 내용을 끌고 간다. 성경적 근거를 바탕으로 쓰인 이 팩션(faction)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울은 겐그레아교회의 일꾼이자, 재력을 지닌 후원자로서 뵈뵈 집사를 로마 교회에 추천한다.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롬 16:2). 이 책의 저자는 성경학자이자 인기 작가인 폴라 구더로, 1세기 당시 뵈뵈의 믿음을 그리면서, 바울의 열정과 초대 교회의 신앙에 영향을 준 로마 시대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소개한다. 실제로 당시 로마 제국의 압제 아래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인지에 대한 사례가 종종 나온다. 또한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 간의 차별 없는 구원의 은혜가 당시로써는 굉장히 혁명적인 복음이었음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로마서 속 시대적 상황을 흥미롭게 재구성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의 정독을 추천한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