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2년 02월

2월 신간 소개 《고난이 하는 일》 외

북&컬쳐 편집부

고난, 더 깊은 신앙으로의 초대

《고난이 하는 일》(박영선 / IVP)

한국 교회의 명설교가로 꼽히는 남포교회의 박영선 원로목사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고난의 가치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재정립해 주는 신간 《고난이 하는 일》이 출간됐다. 이 책은 고난이 왜 있어야 하는지, 고난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 고난 가운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성경 속 인물인 욥과 예레미야, 모세와 바울을 통해 전한다.

저자는 서두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자녀를 소모품이나 도구로 대하시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다. 하나님께서는 자녀가 자라 실력이 생기고, 그분을 만족하고 기뻐하는 명예와 영광의 위대한 자리에 이르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인생에서 고난과 실패를 마주할 때 회개로만 끝나면 안 되고, 인내함으로 우리의 믿음을 연단해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누리는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난이 믿음의 연단 과정’이라는 말은 언뜻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이를 하나님과 우리의 인격적 관계로 풀어낸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결과를 전하시지 않고, 우리를 납득시키길 원하신다. 그래서 우리를 하나님과 대등한 수준으로 대하시고, 그 수준까지 성장하기를 요구하시는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분이 일하시는 자리로 초대하시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를 더 깊은 신앙의 자리, 전능자이신 하나님과 대등한 자리로 나아오길 바라시는 하나님의 부름에 기쁨으로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한다. <박주현 기자>



‘남은 자’를 예비하시는 의미

《한국 교회사 걷기》(임경근 / 두란노)

수많은 독립적인 사건이 복잡한 씨줄과 날줄로 엮여 상호 연관성을 갖게 된 크고 작은 줄기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대한민국이 반만 년을 가꿔 온 이 줄기에 개신교가 접붙여진 것은 150년에 불과하지만 파란만장한 근현대사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한 개신교의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저자 임경근 목사는 개신교의 첫 발자국에서 시작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차근차근 되짚는다. 미지의 나라 조선을 마음에 품고 헌신한 선교사를 통해 전해진 복음은 일제 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거치며 민족의 앞날을 밝힐 횃불로 쓰임받았다. 그러나 신사 참배라는 어두운 역사 또한 엄연히 존재한다. 일제는 신사 참배를 종교 의식이 아닌 국민의례라고 회유했지만 막상 신사 참배를 결의한 한국 교회는 일본 신도의 창조 설화에 위배되며 천황의 영속성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사도신경을 누더기로 만들어야 했으며 특정 찬송가를 부를 수 없게 됐다. 저자는 신사 참배는 일본이 강제한 것이지만 고난을 피하는 길을 선택한 한국 교회는 결국 일제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평한다. 그러나 저자는 하나님께서 주기철, 한상돈, 박관준 등 ‘남은 자’를 예비해 두셔서 그분의 뜻이 이어지게 하셨음을 강조한다.

묻어 두고 싶은 어두운 역사를 끊임없이 복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세대에 온전한 신앙을 물려주기 위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알아 올바른 방향으로 걷고자 하는 믿음의 사람끼리 연대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남은 자의 정체성이 곧 한국 교회의 정체성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때다. <이수영 기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거룩한 사람이다

《거룩》(조지 캠벨 모건 / 이레북스)

영국의 탁월한 주석학자이자, 20세기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기초를 놓았던 조지 캠벨 모건의 신간 《거룩》이 출간됐다. 모건은 1883년부터 D. L. 무디와 함께 영국을 순회하며 설교했다. 1899년 무디가 사망한 후 모건은 무디의 부흥 사역의 결과 몰려들었던 수천의 젊은이들에게 ‘거룩’을 비롯한 총 네 가지 주제로 가르치고 설파하며 그들의 영적 필요를 채웠다.

이 책은 1899년 미국 노스필드 콘퍼런스 강연 중 거룩을 주제로 집약된 설교를 소개한다. 메시지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무엇이 성경적 거룩함인가, 둘째, 거룩함은 이 땅에서 어떻게 가능한가, 셋째, 우리는 거룩함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모건은 먼저 거룩함의 본질을 가리키며, 거룩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인격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거룩함은 인격을 이루는 요소인 지성과 감성과 의지들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한다. 그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인식하는 깨어난 지성, 그의 일하심을 찬양하고자 타오르는 감정, 그의 일하심을 따르고자 하는 의지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모건은 거룩함이 이 땅의 삶만 바라보는 미시적 관점을 벗어나, 하나님의 일을 인식하며 영원을 사모할 수 있도록 마음에 총명의 빛을 비춰 준다고 강조한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거룩한 사람은 참된 평안을 누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팍팍한 삶의 현실에 매여 거룩함의 중요성을 잃어버린 이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며,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기업이 되길 소망한다. <김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