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3년 11월

11월 신간 소개 - 《삶이 뜻대로 안 될 때》 외

북&컬쳐 편집부

단단히 그리고 온전히 예수님께 접붙여져라

《삶이 뜻대로 안 될 때》(카일 아이들먼 / 두란노)


공활한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황금 들녘처럼, 풍성한 감사의 열매를 거두고픈 계절이다. 연초에 소망하던 기도제목에 대한 응답과 변화의 증거들을 헤아려 볼 때, 혹 기쁘고 감사하기보다 한숨과 낙심이 스며들고 있진 않은가? 이 책의 저자 카일 아이들먼은 이때가 바로 내 영혼의 계기판을 살펴봐야 할 때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수님과 깊이 연결돼 살아가지 않을 때, 즉 내가 아는 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 수면 위로 떠오르는 네 가지 감정에 대해 다룬다. 바로 낙심, 피로, 분노, 불안이다. 그는 이 네 가지 감정을 낙심(자신감과 열정의 상실) 피로(오래 집중한 일에서 온 영육의 지침) 분노(뭔가 바꾸거나 이루지 못해 나는 짜증과 화) 불안(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미래나 결과를 마주할 때 생기는 걱정)으로 각각 정의한다.

그리고 이 감정들의 굴레를 끊는 온전한 연결은 바로 요한복음 15장 5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가려다가 이 네 가지 감정을 경험한 구약성경 인물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예수님과의 연결이 없이는 어떤 지혜와 노하우도 소용없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항복하며 다시 깊이 연결될 것을 권면한다. 나는 지금 답 없이 시든 막대기인가, 생명의 열매가 보증된 그분의 가지인가? 

예수 그리스도께 단단하게 연결돼 진정한 만족을 느끼고, 하나님을 향한 열심을 되찾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공백을 메우는 흥미로운 상상력, 인간 바울을 만나다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정은찬 / IVP)


기독교 신학과 교리 정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위대한 신학자이자 선교사인 바울은 교회와 개인에게 보내는 여러 통의 편지를 남겼다. 그 편지를 비롯해 신약성경 곳곳을 통해 만나는 바울은 속죄와 구원, 칭의 등 매우 추상적이고도 까다로운 주제를 명확히 논증하며, 복음을 단호하게 변증하는 영민하고 예리한 지성인이다. 

그런가 하면 사도행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단하고 지난한 바울의 선교 여정을 통해서는 분노하고 당황하며, 동역자와 갈등을 겪는 인간 바울을 만날 수 있다.

저자 정은찬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는 이런 바울의 인간적인 모습에 주목하고 흥미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바울이 남긴 편지의 공백을 메꾼다. 저자는 바울이 직접 써 내려가는 일기의 형식을 빌리되 철저하게 성경과 당시 사회상에 근거한 이야기를 펼쳐 냄으로써, 보다 입체적인 1세기 초대 교회의 현장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그리고 책 곳곳에 바울이 견지한 삶의 태도와 그가 제시한 신학적 개념을 효과적으로 녹여 낸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바울의 마케도니아행(行)은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행 16:6)이라는 성경 구절로 시작됐다. 하나님의 침묵 앞에 인내할 줄 모르며, 하나님의 계획을 방해라고 여기는 조급함은 ‘무신경하고 심술궂은 하나님’이라는 왜곡된 상을 유발한다. 

그러나 바울은 하나님의 일을 하려는 열심조차 막혀 버린 상황을 그의 비밀 병기인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순종으로 돌파해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깊어 가는 가을, 바울의 여정을 뒤따르며 그 비결을 배워 보자. <이수영 기자>




공허함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

《공허함을 채우시는 하나님》(낸시 거스리 / 생명의말씀사)


현대인들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미래에 대한 두려움,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 등 다양한 공허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인생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일이나 취미, 자기 계발 등 다양한 것에 몰두하지만, 세상 그 어디서도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인 낸시 거스리는 어린 두 자녀를 희귀 질환으로 먼저 떠나보낸 상실을 경험했다. 이런 아픔을 바탕으로 그녀는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에 공감하며, 공허함을 채우는 해결책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제시한다. 《공허함을 채우시는 하나님》을 통해 낸시는 상처받고 공허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공허함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해결하시는지를 성경을 통해 온전히 들여다보도록 안내한다.

이 책에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겪은 공허함의 사건들이 나온다. 광야에서 만족을 모르던 이스라엘 백성, 모든 것을 상실한 나오미, 가혹한 환경을 맞닥뜨린 므비보셋,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낀 우물가 여인, 헛됨을 경험한 전도자, 밭에서 일하는 사람과 진주 상인의 거래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들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공허함 가운데 가장 좋은 일을 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 삶의 공허함이 하나님의 손이 나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그분께로 돌아오라는 초청임을 알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