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백지희 기자
“독서는 내게 묵상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저자의 글은 말씀,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묵상하는 마중물이 되어주기도 한다.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카고헤브론교회를 섬기는 김건우 목사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목사는 “책은 나를 살리고, 지키고, 세워주는 좋은 친구”이며 “독서를 통해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하시고, 필요한 방향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을 늘 경험하고 있다”고 겸손히 고백한다.
평소에 어떤 책들을 읽고 있는가? 좋은 책이라고 느껴진다면, 특히 신뢰할 만한 분이 읽고 좋은 책이라고 평가한다면 어떤 분야든 주저하지 않고 읽는다. 대체로 말씀 자체를 깊이 묵상한 책, 아니면 어떤 주제를 다루든 가볍고 반짝하는 느낌의 책보다는 되새김질할 수 있는 묵상이 담긴 책들이 좋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담긴 책들이 좋다. 오랫동안 티칭 사역을 하다가 담임 목회를 하다 보니, 분야를 보고 책을 고르기보다는 그 책이 내게 주는 느낌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그리고 그때 내 삶의 정황이나, 고민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내 인생의 책’이라고 평할 만한 책이 있다면? 진부한 대답이겠지만, 성경이다. 요즘도 큐티를 하면서 스스로 말씀에 무지함을 느끼며, 말씀의 깊이와 맛을 새롭게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큐티를 하고 새벽기도 하는 시간이 참 좋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입학할 즈음, 마틴 로이드 존스의 『목사와 설교』를 감격스럽게 읽었다. 지금은 『설교와 설교자』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출판된 것 같은데, 내게 중요한 책이었다. 찰스 스펄전의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역시 후보생이 아니라, 목사가 된 지금의 나에게도 되새겨지는 책 중 하나다.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역시 대학시절 의미 있게 읽었다. ‘십자가의 중심성’이라는 첫 챕터의 제목이 강렬하다. 옥한흠 목사님의 책들은 육성으로 듣고 삶으로 봤다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 내게는 ‘내 인생의 책’이 정말 많다.
주로 어떻게 책을 접하고 있으며, 어떤 독서 습관을 갖고 있는가? 온라인 서점에서 정기적으로 신간들을 살펴보고, 목회자들을 만나면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꼭 질문한다. 물론 그런 나의 선택이 실패할 때도 있지만, 보통 그렇게 책을 접하고 살피면서 받는 느낌들을 토대로 읽는 편이다. 독서 습관은 시간을 정해두고 읽진 않고 아무 때나, 기회 될 때마다 읽는다. 자주 머무르는 곳에 책과 잡지를 두되, 상황에 맞게 가볍게 읽을 것들, 집중하면서 읽을 것들을 골고루 둔다. 묵상이 필요할 때나 생각의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그리고 마음이 어렵거나 고난이 찾아 올 때는 좀 더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책을 깊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기억에 남거나 추천하고 싶은 책 또는 작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게리 토마스의 『뿌리 깊은 영성은 흔들리지 않는다』가 유익했다. 마크 부캐넌이나 마르바 던, 필립 얀시의 문장과 느낌도 좋아하고, 최근에는 어윈 루쩌, 존 맥아더, 마이클 호튼의 책을 읽었다. 읽을 책은 많지만 신학적 바탕이나 영성을 잘 분별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개인적으로 묵상을 통해 분별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변에 조언을 얻을 친구나 멘토가 있다면, 다양한 색깔의 책들을 접하고 나누는 것이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백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