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유민주 기자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꼭 필요한 일 중의 하나가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고, 이슈가 되는 책을 읽어보는 것이라는 송내사랑의교회 박명배 목사. 그는 자신에게 책은 커뮤니케이션의 툴이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책을 통해 성도들과, 그리고 세상과 소통한다고 말하는 그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프란시스 쉐퍼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새까맣게 줄을 쳐가며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신학적 기반 위에 어떻게 새로운 옷을 입혀서 이 시대에 복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신선한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지식의 세계가 참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딱딱하거나 보수적인 시각이 아닌, 더 큰 시야를 가지고 신학을 연구하게 되었다.
평소 즐겨 읽는 책 장르가 있는가 한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일부러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려고 노력한다. 어느 한 체계 안에서 굳어지지 않기 위해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목회의 새 패러다임을 여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 목회자의 설교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매일 같은 시각에서만 이루어진다면, 목회자 자신에게나 성도들에게나 유익이 되겠는가. 그래서 나 같은 경우, 화가 고흐에 대한 책, 지중해 역사에 대한 책 등을 탐독한다. 고흐의 삶의 여정을 접하며 인간의 내면에 대해 새롭게 탐구하는 기회를 갖기도 하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들의 역사를 공부하며 성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열리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간을 가질 때, 목회자는 새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열린 목회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특별히 베스트셀러는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꼭 찾아 읽으려고 한다. 주마다, 달마다 이슈가 되는 책들을 읽어보는데, 이것은 이 시대에서 성도들과, 그리고 세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툴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그렇게 많은 선택을 하는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비록 내가 그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는 없더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목회자로서 대중적인 책을 통해 세상을 읽는 것은 목회 현장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옥한흠 목사님의 소천 이후, 목사님에 대한 그리움이 갈수록 커져간다. 그래서 최근 목사님의 저서들을 모두 모아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나의 고통 누구의 탓인가』에 담긴 내용이 크게 와 닿았다. 이 세상 어디든 고통이 없는 곳이 있겠는가? 강남이든 달동네든 고통은 끊이지 않으며, 그것은 결국 목회자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삶의 무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훈련에 대한 새 열정과 더불어 나 자신을 고통의 자리에 세우고, 성도들을 위로하는 목회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책이었다.
평신도 동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내가 읽었던 일반 서적 중에서 추천한다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샘 힐의 『60 Trend 60 Chance』를 권하고 싶다. 평신도 지도자는 시대를 읽는 넓고 긴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지금 염려하는 많은 현실적인 문제에 고립되지 않고, 미래를 소망적으로 바라보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