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목회자는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는 천안온누리교회 인병식 목사. 하지만 젊은 목회자인 자신이 많은 선배들과 동료 목회자들 앞에서 독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말을 연신 반복한다. 책에 대한 따뜻한 진지함이 느껴지는 그와 독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책을 선택해서 읽는가? 목회 현장에서 집중하게 되는 실제적인 필요에 따라 주제별로 혹은 저자별로 찾아서 읽는 편이다. 예를 들어 목회를 하다 보면 평소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성도가 어느 순간 은혜를 받지 못하고 침체에 빠지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래서 왜 그럴까 가만히 살펴보았더니 언어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한 말이든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말이든 말로 인해서 받은 은혜를 쏟아버리고 마는 것이다.
사실 내 안에도 그런 모습이 있다. 목회하면서 나의 말이 본의 아니게 성도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이 폴 트립이 쓴 『영혼을 살리는 말 영혼을 죽이는 말』과 조현삼 목사의 『말의 힘』이다. 이러한 책들을 통해 언어 역시 훈련이라는 것, 언어가 바뀌려면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관심 있게 읽은 책의 분야는 무엇인가? 제자훈련을 인도할 때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성령론’이다.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성도들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균형 잡힌 가르침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최근 읽은 책 중 하나가 더그 배니스터의 『훌륭한 교회에서 위대한 교회로』라는 책이다. 제자훈련컨벤션에서 박희석 목사의 선택강의를 듣던 중 추천 받은 책인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서 나 역시 성도들과 동료 목회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청년의 때에 읽은 성 어거스틴의 『참회록』이다. 고등학생 때 신학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집안 형편상 곧바로 대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2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등록금을 벌었는데, 당시 나를 격려해주던 선배 목회자 한 분의 소개로 이 책을 읽었다. 그때 읽은 『참회록』은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먼저 나의 내면을 살피고 변화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또 『그리스도인의 권리포기』라는 책은 세번이나 읽은 책이다. 목회자가 항상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좌지우지하는 목회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 것을 하나님의 비전에 꿰맞추지 않기 위해 최근에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던 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왜 책을 읽는가? 선배 목회자들로부터 목회자는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바른 자기계발을 위해, 시대를 읽는 안목을 위해 끊임없이 좋은 책을 선별하고 섭렵하는 것도 목회자가 해야 할 하나의 훈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2권 이상 꼭 읽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설교 중에 인용하는 책의 내용을 나 자신에게 먼저 적용하고 나서 성도들에게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 순간 내 머리가 굳어지고, 삶과 사역이 굳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는 역사와 사상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는 훈련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