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유민주 기자
한 권의 책으로도 다 못쓸 만큼 중요한 것이 독서가 가지는 의미라고 말하며, 자신이 경험한 독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는 일산대림교회 이병호 목사에게서 책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진다. 책을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독서를 목회의 즐거움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어떤 책을 읽었나 두 권이 있는데, 우선 김명호 목사의 『나는 잇는다』라는 책을 통해 그리운 故 옥한흠 목사님의 숨결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특히 일본의 제자훈련 실패담에서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고, 제자훈련이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가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는 기쁨의 박수를 치게 되었다. 두 번째 책은 A. B. 브루스의 『열두 제자의 훈련』이라는 책으로, 지금 읽고 있는 중이다. 제자훈련이 국제적인 관심사라는 것과 그 효과를 확인하고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가 워낙 저명한 학자여서 이 책을 다 읽은 후, 제자훈련에 대한 폭이 더 넓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주로 어떤 장르의 책을 읽는가 근래 관심을 두게 된 장르는 조직신학에 관한 것이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를 30년 정도 했는데, 그동안 신학은 계속 발전해왔다. 그럼에도 당장의 목회에 필요한 책들만 접하다 보니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생기더라. 또 이단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요즘, 성도들을 사단의 공격으로부터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본질을 보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여러 신학자의 조직신학 책들을 비교하면서 틈틈이 읽어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와 같이 세상의 이슈가 되는 대중소설도 읽는다. 목회자의 설교가 자칫 현실성이 없는 용어와 내용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인데, 이런 책들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접근하는 언어구사의 기법을 배우곤 한다.
목회자로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찰스 스펄전의 『설교론』이다. 사실 그동안 세계적인 설교가인 스펄전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그는 늘 성령의 감동에 의해 즉흥적인 설교를 했기 때문에 나같이 평범한 목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는 설교의 바탕에 정확한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었고, 또 그 이론에 매우 충실한 설교가였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우리도 얼마든지 그의 도움을 받아 훌륭한 설교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스펄전이 살아 있다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설교를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등 많은 도전을 받게 되었다. 목회자라면 꼭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독서란 무엇인가 독서는 시대와 환경을 초월해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게 하고, 이로써 자기 자신을 올바로 바라보며 더 발전적인 자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 그 효과를 더 좋게 하기 위해 성경을 읽어도, 일반 서적을 읽어도 새롭게 깨닫는 부분들은 늘 기록하며 읽는데, 이것이 항상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독서가 없었다면 목회를 하는 데 많이 힘들고 어려웠을 것 같다. 독서의 유익과 즐거움을 느낄 때마다, 선배 목회자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책방, 골방, 심방’ 중에서 왜 책방을 가장 앞으로 내세웠는지 이해하게 된다. <유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