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홍인종 교수 _ 장로회신학대학교
‘어떻게 하면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부모의 고민이며 숙제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관한 책도 읽고, 세미나에도 참석하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자녀 교육의 참 지혜는 예수님의 모델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일하게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기록한 누가는 “예수는 그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 2:52)”고 기록했다.
나는 이 말씀에 근거하여 자녀 교육의 슬로건을 “지키자 더 사랑”이라고 지었다. 소년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셨다. 예수님의 성장 모델을 잘 관찰하면 부모로서 자녀 교육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전인적 성장에 초점 맞추기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자녀를 교육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가는 자녀로 교육하려면 전인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랑스러워 가셨다’는 단어의 영어 번역은 주로 ‘in favor with’를 사용한다. 그 뜻은 ‘호의, 은혜, 선물, 자비, 너그러움, 기쁨, 감사’ 등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점점 더 하나님과 사람의 마음에 드는 전인적인 성장을 하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배워야 할 것은 예수님의 자라감에 대한 전체적 그림을 보는 것이다. 어떤 부모들은 소위 자녀들의 스펙을 위해 해외 언어 연수와 각종 체험 인턴십 등 부담되는 지출을 감수한다. 그러나 편중된 교육이나 세상적인 자녀관에 매몰되어 있으면 부모와 자녀 관계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인간관계와 영적 세계를 제한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인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부모와 자녀가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과 돈의 문제라기보다는 관심과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아들이 고교 시절 잠시 방황할 때, 나는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불현듯 아들의 공부도, 대학 진학도 중요하지 않고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당시 인도네시아 지진 쓰나미로 파괴된 지역을 방문하는 자원 봉사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고3이 되는 아들을 설득하여 인도네시아에 함께 갔고, 티격태격하면서 봉사를 하고, 깊은 대화도 나누며 생활했다.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아들과 그때 일을 이야기하며 웃곤 한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자녀들은 자기들의 관심사와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활동을 관찰하며 그들의 필요에 민감할 수 있다.
영적 우선순위 포기하지 않기
둘째, 하나님에게 사랑스러워 가는 자녀로 교육하려면 부모가 영적 우선순위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영적인 면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자녀 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잘하면 공부도 잘하고, 대학 진학도 잘하고,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결혼을 하고, 좋은 가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때로 부모의 욕심은 영적인 것을 심으면서 육적인 열매를 기대하기도 하고, 또는 육적인 것을 심으면서도 영적인 풍성함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법칙은 영적인 것으로 심으면 영으로 거두고, 육체적인 것으로 심으면 육체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들이 영적 체험과 교회 공동체 교제, 예배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자녀들과 함께 가정예배와 기도, 영적인 관심을 나누는 대화 등을 하면서 부모가 영적 지도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자녀들의 영적 상태가 전적인 부모의 책임은 아니지만 영적인 가르침을 일차적으로 감당해야 할 사람은 부모이다.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에 갔다(눅 2:41). 신앙의 절기에 따라 자녀들과 함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면서 영성 교육의 중요성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부모의 청지기 의식
마지막으로, 자녀 교육의 지혜는 부모의 청지기 의식으로부터 시작된다.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거나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지 않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하면서 종종 조급해하고 착각을 한다. 부모가 하는 대로 자녀들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이것은 성경적 진리와는 거리가 있는 위험한 생각이다.
만약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자녀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면 거기에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하심이 자리 잡을 곳은 없다. 하나님의 도우심도,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간구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자녀가 잘못되면 다 부모 탓이요, 자녀들이 잘되면 부모가 잘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문제 자녀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좋은 부모 밑에 악한 자녀가 있을 수도 있고, 악하고 무능한 부모 아래 훌륭한 자녀들로 자라날 수도 있다. 이것은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녀들이 갖고 태어난 특성이나 심성, 신앙, 친구 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지기로서의 부모는 자녀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선물로 여기며, 자녀들이 하나님의 목적대로 자라가도록 돕는 분명한 의식으로 자녀를 교육해야 한다.
성경은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22:6)”고 말씀한다. 이 의미는 부모의 고집과 뜻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고 아이에게 민감하며 방심치 말아서 그의 길(그의 개인적인 재능이나 소질, 특성에 맞추어)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시키도록 하라(척 스윈돌)”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성경이 가르치는 자녀 교육의 지혜는 자녀의 전인적 성장, 영적인 우선순위, 그리고 부모의 청지기 의식이 그 기본이다.
홍인종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원(M. Div.), 미국 리버티신학교(M. Div.), 댈러스신학교(S. T. M.), 풀러신학교(M. S. /Ph. D.)를 졸업했고,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로, 의정부시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일기』(디모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