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07년 05월

두려움을 이기는 가족의 향기 영화 <허브>

문화읽기 강진구 교수 _ 한동대 교수

훌륭한 영화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도 함께 드러내어 새로운 현실 인식과 관객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신부수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허인무 감독의 영화 <허브> 역시 상호 모순된 가치를 작가 특유의 위트를 곁들여서 새로운 가족의 모습과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이 영화는 남편 없이 꽃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와 정신지체 장애인 딸이 함께 살아가는 가정을 배경으로 한 사랑과 이별의 드라마다. 7세 정도의 정신 연령을 지닌 장애인 딸을 꿋꿋하게 키우는 어머니에게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하나는 난데없이 딸을 좋아한다며 나타난 철없는 경찰관 청년이고, 두 번째는 어머니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이다. 정신지체가 있는 줄도 모르고 딸 상은(강혜정)의 외모에 반한 풋내기 경찰관 종범(정경호)은 그녀와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키우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 후에는 난감해한다. 한편 여장부답게 씩씩하게 살아왔던 엄마 현숙(배종옥)은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혼자 남게 될 딸아이 걱정에 밤잠을 이룰 수 없다. 유치원 아이수준으로 평생 혼자 살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질 수밖에 없다.
장애인 딸을 가진 엄마와 그녀의 죽음, 그리고 딸이 장애인인지도 모르고 연애하려 했던 경찰관이 등장하는 이 영화에 대해서 영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도식적이며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기껏 볼 만한 것은 강혜정의 연기뿐이라는 독설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러나 관객...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07년 05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