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05년 02월

영혼의 혁명, 깨달음의 여정이다

서평 권미경 사무국장 _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영혼의 혁명』 (사랑플러스 / 어윈 라파엘 맥마너스)

어윈 맥마너스는 자신의 삶과 빈민사역의 체험을 바탕으로 『영혼의 혁명』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깨달음의 과정을 걸어가야 하는지, 즉 영혼의 혁명에 이르는 과정을 쉽게 기술하고 있다. 깨달음의 여정을 밟아가는 과정은 단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닮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서 긍정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영혼의 혁명은 ‘혁명’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무게만큼 어려운 과정이다. 개혁도 어려운데, 그보다 더 급진적인 선택인 혁명, 영혼의 혁명을 말하고 있다. 목적지인 영혼의 혁명에 이르는 여정에서 신앙인이 걸어가야 하는 여정은 순탄하지 않으며,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는 우리를 계획하신 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자유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1부는 모든 사람은 ‘자유를 추구’하고 자유를 원하지만, 그 자유에 구속되는 거짓 자유의 노예가 되기 쉽다고 말한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으로 다른 이를 섬길 때 진정성이 확인된다. 또한 나르시스적인 자기애에서 빠져나오는 것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2부의 자유로 시작한 여정은 ‘명예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이 명예는 세속적인 명예가 아니라 진리에 복종하는 두려움 없는 용기를 가진 명예라며, 그 예로 ‘여호수아’를 제시한다.
3부는 ‘고결함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스스로 높아지고자 하는 귀족적인 것이 아니라, 예수처럼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감사의 삶을 완성하라고 권한다. 저자는 나눔에 관해서 51%라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한다. 너무 많이 주는 것도 아닌 그저 2%를 더 줌으로써, 더 완전한 성품을 소유하는 고결함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4부는 ‘깨달음의 추구’를 말한다. 겨자씨의 비유를 들어, 깨달음의 시작은 작은 것을 소중히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한다. 그저 예수를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예수의 지혜도 하늘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라, 공생애 이전 30년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는 나같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평범하고 열등감 있는 이에게는 긍정적인 전망과 위로를 전해 줬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여정에서 경험해야 할 ‘깨달음’의 과정을 잘 제시하고 있으나, 여성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21세기의 중요한 화두인 여성주의를 간과해 아쉬웠다. 깨달음의 여정에서 만난 인물들도 남성들만 제시하며, 여호수아가 가나안땅에 입성하기까지 라합의 중요한 역할도 소홀히 했다. 또 인간의 죄에 대해, 그 죄가 사회적으로 위정자들이 규정한 죄인지, 또는 인간의 본성적인 죄인지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오랜 빈민사역을 통해 가난한 자들의 의존성을 문제시했지만, 그 이전에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자율적인 삶을 살도록 접근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의 신앙여정을 깨달음의 과정이라는 긴 호흡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윈 라파엘 맥마너스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매우 독톡하고 혁신적인 교회로 유명한 모자이크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문화기획사역자로서, 문화와 변화, 리더십과 창조성에 관한 영성 깊은 책들을 저술했다. 미국 내에서 출판된 그의 대표적인 저서 중, 시리즈로 통하는 『놓칠 수 없는 하나님의 기회』, 『영혼의 혁명』, 『멈출 수 없는 하나님의 운동력』 세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권미경 사무국장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기독교 여성평화연구원 연구원과 기독여민회 총무를 맡아 기독여성 에큐메니칼 운동을 해왔다. 현재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성서가 보는 여성, 여성이 보는 성서』(녹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