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안소영 기자
나눔과 적용이 있는 귀납적 소그룹을 배우자
- 귀납적 소그룹 인도를 위한 지침서 소개
강의보다는 ‘나눔’을, 배움보다는 ‘적용’에 강점이 있는 귀납적 소그룹 인도. 이 귀납적 소그룹 인도는 사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울 수 있는 문제다. 소그룹을 좀더 귀납적으로 지혜롭게 이끌기 위한 노하우를 바라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소그룹 책들을 모아봤다.
『소그룹 중심의 교회를 세우라』(빌 도나휴, 러스 로빈슨 저, 국제제자훈련원)는 윌로크릭교회의 소그룹 사역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원리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소그룹을 좀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서 소그룹의 역할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대한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신학적 사회학적 구조적인 시각으로 소그룹을 살펴면서도, 소그룹 리더를 선발하는 광고와 평가 같은 구체적인 방법들도 담아 놓았다.
『소그룹 성경공부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팻 시코라 저, 소그룹하우스)도 소그룹 인도법을 섬세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소그룹을 실제로 이끄는 리더의 입장에서 쓴 책이라 리더로 세워진 평신도 사역자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을 받을 듯하다.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평가 양식서와 학습 계획표와 같은 자료도 실려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리더로서 각 멤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알려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삶을 변화시키는 소그룹 인도법』(빌 도나휴 저, 국제제자훈련원)은 소그룹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지침들이 담긴 책이다. 역시 윌로크릭교회의 빌 도나휴가 집필한 이 책은 소그룹의 사역 철학부터 리더십, 모임진행, 소그룹 목양, 사역의 배가 등 소그룹 인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실용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리더만 소그룹을 귀납적으로 잘 이끌어 가면 되는가? 무엇보다 각 성도들이 스스로 귀납적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삶을 변화시키는 성경연구』(하워드 헨드릭스, 윌리엄 헨드릭스 저, 디모데)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삶에 말씀을 적용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인도한다. 풍부한 예를 사용해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신 간
홍등가의 하나님
이 책은 술과 마약이 가득한 도시빈민가에서 일생을 사역해온 저자가 펴낸 도시빈민가 선교 입문서다. 가장 어둡고 황폐해 보이는 그곳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지나친 영혼들을 직시하게 한다. 자신이 겪어온 경험과 경험에서 진하게 우러나온 원리가 가슴을 뜨겁게 만들 것이다. 마크 밴 하우튼 저 / 한화룡 역 / IVP / 7,000원
내 마음의 치유
우리는 고난을 겪고 상처를 받으며 인생을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가 그 고난을 피해 달아나는 것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소명과 그에 따른 기쁨을 함께 놓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상처를 통해 하나님의 관계가 깊어지고 내 인생을 통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라고 도전한다. 댄 알렌더 저 / 윤종석 역 / 규장 / 12,000원
사람들이 따르고 싶은 리더의 조건
존 맥아더가 사도 바울의 모습을 기반으로 그리스도인의 리더십에 관해 책을 썼다. 그는 세상과 기업에서 유행하는 리더십에 마음을 쏟지 말고 주님이 알려주신 리더십에 대해 알라고 일침을 가한다. 그가 말하는 위대한 리더십의 기준은 결국 성품, 즉 예수를 닮아가는 성품이다. 그리스도인의 참된 리더십에 대해 성경에 근거하여 분명하게 제시한다. 존 맥아더 저 / 윤종석 역 / 디모데 / 10,000원
“독서는 다양한 인생을 보여주고, 목회에 활용케 한다 ”
건강한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로 유명한 은혜의교회는 매달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추천의 책’을 선정해 준다. 함께 책을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 것이다. 아마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성도들에게 많이 선물하는 박정식 목사의 영향이 큰 듯하다. 이번 호에는 다양한 책으로 가득 찬 박정식 목사의 서재를 찾았다.
1. 주로 어떤 책을 보는가 요즘은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30년만의 휴식』, 짐 콘웨이의 『중년의 위기』같은 중년과 갱년기에 관한 책을 많이 보고 있다. 독서도 환경과 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내가 중년기를 겪게 되니 이런 책들을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작년에는 기분이 좀 가라앉는 우울증 같은 증세가 있었는데, 이 책들을 보면서 내가 겪고 있는 것이 중년에 찾아오는 사추기임을 알게 됐다. 나를 더 이해하게 하고, 또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중년 성도들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
2. 중년에 관한 책이라니 조금 의외다 젊을 때는 미처 몰랐던 점들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보게 된다. 중년은 참 중요한 시기다. 중년이 되면 열정과 의욕이 쇠퇴하며 영적으로도 무너지는 동역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한국 사회에서 중년은 이제 원숙한 삶을 살려고 할 때 경제에서 퇴출당하고, 중년의 몸 변화로 인해 기질과 성격도 변하는 사추기가 찾아와 영적으로 폭발 직전에 있는 위기의 시간이다. 그래서 이 시기는 영적준비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시기에 영적으로 잘 준비된다면, 오히려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젊은 목회자들은 이런 부분을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중년에 관한 책을 봐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는 세밀한 터치와 관심이 필요하다.
3. 책을 많이 보기로 소문났는데 평소 독서량과 책 읽는 습관이 궁금하다 독서는 많이 하는 편인데, 1년에 약 200권 정도 읽는 것 같다. 보통 새벽기도와 아침식사가 끝난 이후부터 9시까지 두 권 정도의 책을 본다. 책은 속독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 반복해서 보면 정수가 걸러진다. 메모하는 것도 오래가지만, 반복해서 읽으면 마음속에 새겨진다. 신기하게도 아무리 많이 읽은 책이라도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4. 가장 많이 반복해서 읽었던 책은 어떤 것인가 성경을 제외하고는 폐결핵으로 몸이 아팠던 젊은 시절에는 동병상련을 느꼈던 미우라 아야꼬의 『길은 여기에』, 『이 질그릇에도』 등을 많이 봤다. 또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도 참 참 많이 본 책으로 들 수 있겠다. 100번도 더 본 것 같다.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그린 작품인데 삶에 대한 끈끈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아파서 밥맛이 없을 때 이 책을 보면서 힘을 내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옥한흠 목사님의 『다시 쓰는 평신도를 깨운다』도 있다. 이 책은 이미 너덜너덜하다.
5. 선호하는 작가가 있는가? 소설도 많이 보는데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의 작품은 다 보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내면과 삶에 대한 갈망이 있다. 처음에는 도전적인 성향이 강해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 역시 점차 변해가는 것 같다. 작품을 보면 그의 사고나 가치관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목마름을 느끼는 인간의 모습이 있다. 맥스 루케이도와 시오노 나나미의 책도 좋아한다.
6. 목회자에게 있어 책은? 독서는 취미가 되어야 하나 ‘가장 중요한 인용자’인 목사에게는 생존의 수단이기도 하다. 내 인생이 작기 때문에 더 다양한 인생을 알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할 뿐 아니라 먼저 읽어야 한다. 성경의 이야기를 성도들에게 살아 있는 말로 다가서는 설교를 위해서라도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글 긴 여운
인간의 깊은 상처를 담은 글
박정식 목사는 인간 내면의 깊은 상처를 담은 책들을 유난히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 다음 문장은 그가 좋아하는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황금나침판)에 나오는 문장이다.
“저는 제 안의 신의 불꽃을 꺼버림으로써 마음의 눈을 멀게 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저의 오만을 인정했습니다. 세상은 이토록,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과, 그런 것들을 기꺼이 버텨낸 사람으로 한 번 더 나누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사랑하지 않으면 죽어 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글쓰기가 이토록 사랑하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살아 움직이며, 끊임없이 상처받고 치유하고 있는 영혼을 질료로 삼는다는 걸 알았다는 말입니다.” - 8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