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김종천 목사 _ 뉴질랜드 제자훈련원
존귀한 교회, 제자훈련으로 만들어 진다
『존귀한 공동체, 교회』(도서출판 국제제자훈련원)
옥한흠 목사의 저서인 『평신도를 깨운다』는 제자훈련의 원리와 실제를 담은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를 향한 제2의 종교개혁적 뿌리와 거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배창돈 목사의 『존귀한 공동체, 교회』는 바로 이 같은 제자훈련의 원리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풍성하게 열매를 맺은 실제 증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농부의 헌신만이 풍성한 열매를 수확한다
목회란 어떤 이론이나 방법론이 아니다. 교회와 성도들의 심령 속에 예수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복음의 생명 사역이다. 나는 단순히 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배창돈 목사와 평택 대광교회를 지난 20여 년간 사역의 동역자로서 교제하면서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다. 수차례 평택대광교회의 강단과 순장 세미나에서 설교와 강의를 하며 건강한 교회로 서 있는 모습과 헌신된 평신도 동역자들의 아름다운 섬김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제자훈련은 목회의 방법론이 아니다. 지도자의 성령 충만한 생명과 인격의 부딪힘이다. 나는 교회를 ‘성령의 농장’이라고 정의한다. 농부의 심정과 농부의 헌신적 노력만이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듯이, 목회에서는 한 생명 한 영혼을 향해 사역의 생명을 걸 만한 가치를 알고, 헌신하는 사역자만이 성령의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저자인 배창돈 목사의 사역을 옆에서 지켜보며 언제나 도전이 됐던 것은, 성령 충만한 교회를 생산해 내기 위해 한 영혼에 대한 애절한 심정으로 생명을 걸고 교회 안에 헌신적 사역이 흠뻑 배이도록 하는 것을 영성으로 체감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책 본론 중에 “형식과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나라의 뜻을 이루는 데 유익한 편을 택한 것이다”라는 배창돈 목사의 결단에는 교회와 목회 본질에 대한 사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를 실현한 한 가지 예로 기존 교회의 성가대 대신 전 성도가 함께 드리는 찬양단으로 바꾼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과의 영적 만남의 축제이고, 성도의 모든 것을 함께 드리는 헌신의 축제이다. 그런데 성가대만이 부르는 찬양을 모든 성도가 방청하는 자세로 듣고 앉아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색한 예배 자세가 아닌가?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한국의 전통 있는 교회에서 18년간을 성가대에서 찬양하였고, 지금도 감동과 기쁨으로 찬양을 부른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제자훈련 사역차 이민 온 지금에는, 현지인(키위) 교회에서 성가대 없이 모든 성도가 함께 찬양하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의 감동과 의미를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초대 교회가 제사장, 바리새인, 서기관들의 율법과 형식이란 관념들을 깨뜨리고 넘어서서 생명력 있는 교회로 태동했던 것의 중심에는, 이같이 모든 성도를 주님의 제자로 훈련시키면서 세계를 향한 복음 증거자로 파송한 것이 있었던 것이다.
복음과 사명으로 무장된 담임목사와 평신도들
미국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는 “건강한 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배만 드리는 교회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파송하는 교회인가에 따라서 결정된다”라는 말을 통해, 건강한 교회의 본질적 주체인 평신도들의 교회와 세상을 향한 사역을 지적했다.
평택 대광교회의 건강은 바로 교회의 주체로서의 평신도들이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교회와 세상을 향한 사역의 장이 활성화된 교회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평택 대광교회는 제자훈련을 주축으로 한 전도폭발, 중보기도훈련 등으로 잘 무장된 평신도 동역자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출동할 수 있는 준비된 교회라고 본다. 특별히 전도폭발팀, 전도특공대 등 훈련된 평신도들의 복음의 열정으로 현재 전 성도의 70%이상이 대광교회를 통해 전도되어 예수님을 만난 이들이다. 당연히 교회가 새신자 인도로 계속적으로 부흥하고 있다는 것은 교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존귀한 공동체, 교회』를 두 번이나 읽고 깊이 마음에 다가오는 것은 <디사이플>의 옥한흠 목사님의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담임목사의 비전을 사기 전에 그의 인격을 먼저 산다”는 것이다.
교회의 중심이 되는 영적 성장은 담임목사의 방법론이나 정치, 행정, 행사, 프로그램, 조직, 심리 등에 대한 수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복음과 사명으로 무장된 순수한 인격이다.
사역자들이 목회 초년 시절에는 순수한 열정과 겸손한 인품으로 출발하지만, 교회의 규모가 커지면 자신도 모르게 교만해질 수 있다. 즉 한 영혼에 대한 존귀함보다는 높은 보좌의 권위주의에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들고, 교회 조직을 정치적 수완으로 이끌어가려는 허망한 위선에 빠지기 쉬운 유혹들이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제자훈련 사역의 장을 있는 그대로 소개
특별히 배창돈 목사의 인품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은 20여 년 전 개척 교회 시절, 한 영혼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과 겸손한 마음가짐이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한 지금 역시 조금도 변함없다는 점이다. 변함없는 순수함과 복음을 향한 열정과 겸손한 자세가 전 성도들의 신망과 헌신적 동역을 이끌어내는 인격의 권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소년을 신앙과 인격으로 교육하는 것이 미래의 교회와 국가에 걸출한 인물들을 양성해낼 수 있다는 미래 소망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중고등 과정의 기독교대안학교(자유기독학교)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상당한 도전이 된다.
시중에는 많은 책들이 출판되어 나와 있다. 그 책들이 좋은 생각을 모아 놓은 글이나 현실성 없는 이상향으로 감미롭게, 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정보로 제공하는 내용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기글이라면 생활과 사역에 별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존귀한 공동체, 교회』는 평택 대광교회와 배창돈 목사의 제자훈련의 역사적 사역의 장의 일부분을 있는 그대로 목회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더욱 실감 있고, 개 교회 목회자들의 사역과 평신도들의 신앙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목회 철학, 목회 전략, 목회 방법이 모두 녹아 있다고 확신한다. 많은 동역자들과 평신도들에게 일독을 권면한다.
김종천 목사는 총신대와 신대원을 졸업했다. 태안 염광교회에서 18년간 제자훈련 사역을 하며 농어촌 제자훈련 외길 사역의 터전을 닦은 뒤 은퇴했다. 그 후 뉴질랜드 제자훈련원에서 제자훈련 사역을 보급하며 제2의 사역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