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사이플
이달의 책
시대를 탓하기 보다는 시대를 변혁하는 사람이 되라
-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 허경진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이 책을 대하기 전까지 ‘중인(中人)’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지식도 없었다. 그들의 수고에 큰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음에도 말이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현상들이 존재했던 그 혼돈의 시기였던 조선 후기, 변혁의 중심에 서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무를 다했던 이들이 바로 중인이었다.
신분적으로 보면 그들은 사대부 양반도 아니었고 평민이나 천민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중인이었다. 마치 박쥐처럼 양쪽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주변인이었고 경계인이었다. 이런 신분적 특성이 중인을 조선 후기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신분세습과 차별이 존재하는 세계 속에서도 그들은 현실에 무릎 꿇지 않았다. 오히려 나 보란 듯이 자신의 역량을 더욱 발휘해 나갔다. 그들의 수고와 역할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될 정도였다.
지금으로 말하면, 의료(의원)·법률(율관)·금융(계사)·외교(역관)·천문과학(관상감)·언론(박문국) 등의 전문지식에서 미술(화원)·음악(악생·악공)· 문학 등의 예술에 이르기까지, 촉망받는 모든 분야의 중심에는 중인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요즈음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중인들이 직면했던 상황만큼 힘들까? 만약 ‘오늘’이란 시간과 공간 속으로 그때의 중인들이 옮겨온다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세상을 새롭게 하는 변혁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결코 넉넉한 자원과 역량을 소유해 본 적이 없다. 서구의 르네상스도 배고픈 자들에게서 시작되었다. 세상에 대한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의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조선 후기 중인들이 꿈꾸던 중인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을 이끌고 있는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라.
그런데 오늘날 중인들은 배고프지 않다. 그래서일까? 시대의 변혁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기 보다는 시대를 탓하는 자리에 자주 서는 것 같다.
역사에서 배우고 역사를 통해 반성하는 이가 미래를 여는 지혜를 갖는다고 했다. 모든 역경을 뚫고 조선의 르네상스의 중심에 섰던 그 중인들의 삶 속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이 책의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김건주 목사>
신간
날 사랑하심
하나님은 과연 나를 사랑하시는가. 하나님의 사랑은 기독교의 핵심이지만, 많은 성도들이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 머리로는 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되뇌면서도 하나님께 사랑받는다는 안정감을 누리는 대신, 행위로 그분의 기준선에 닿으려고 노력한다. 이 책의 저자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짚어주며 하나님의 값없이 주는 위대한 사랑을 묵상하도록 돕는다. 웨인 제이콥슨 저/ 장혜영 역/ 살림/ 10,000원
순전한 믿음
기독교인에게 “무엇을 믿는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문제는 그것이다. 크리스천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무엇을 믿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려하면 막상 막힌다는 것. 이런 고민을 시작으로 찰스 콜슨은 기독교의 기본진리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탁월한 필력의 해롤드 피켓과 손을 잡고, 우리가 믿는 기독교가 무엇인지 쉽고 분명하게 담겨진 이 책을 만들어냈다. 찰스 콜슨, 해롤드 피켓 저/ 전의우 역/ 생명의 말씀사/ 15,000원
머리 가슴 손
한 성령 안에 있지만 교회마다 사람마다 신앙의 색은 다르다. 때로는 이 다른 색이 마찰과 갈등의 소지가 되곤 한다. 저자 역시 이러한 다양한 신앙의 표출에 대해 고민했고, 균형을 어떻게 이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 결과 이 책에는 지성을 의미하는 머리, 감성을 의미하는 가슴, 행동을 의미하는 손으로 분류한 각 신앙의 색에 대한 고찰이 펼쳐진다. 물론 이 고찰의 이유는 서로를 더 이해하여 그 균형적인 시각을 찾도록 돕기 위해서다. 데니스 홀링거 저/ 이지혜 역/ IVP/ 11,000원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