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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교수_ 안양대학교
일하는 존재, 호모 에코노미쿠스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는 일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인간은 일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인간에게 노동은 생존의 필수 요소다. 부모가 가정에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일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이다. 자식을 낳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식을 먹여 살리고 성장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동물들도 그렇지 않은가.
맹수과에 속하는 사자, 독수리들도 자식을 먹여 살리려 애쓴다. 순한 초식동물인 사슴이나 토끼 등도 새끼는 먹여 살릴 줄 안다. 자연도 창조 섭리를 따르며 운행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이 생존의 기본 행위를 잊어서야 되겠는가.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지워진 이 부양 행위는 부인할 수 없는, 묵묵히 져야 하는 일이기에 그것은 운명을 넘어선 거룩한 소명이라 할 수 있다.
일과 노동을 다른 말로 하면 경제 행위다. 이는 단위의 차이만 있다. 경제 활동은 작게는 가정 단위(家計)에서 크게는 국가, 더 나아가 세계 영역으로 확대된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가족이, 국가에서는 노동자와 회사가, 세계에서는 국가들 간의 크고 작은 경제 행위가 그물망처럼 엮여서 돌아간다. 비록 노동의 주체는 인간이지만, 타락한 욕망과 이기심이 개입되면 혼탁한 먹이사슬과 경제 전쟁이라는 참극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경제 활동에서도 사랑과 정의, 공의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먹고사는 일이라 해서 윤리나 도덕을 뒷전으로 할 수는 없다.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공평한 경제 윤리는 노동 행위와 현장에서 반드시 돌아봐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