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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교수_ 안양대학교
자아계시로서의 말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말을 한다. 말은 자연이다. 그런데 말이 홍수인 시대에 살고 있으니 저마다 말하고 싶어 안달이다. 이 말이 문제다. 살아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지기 때문에 입을 열어야 한다. 방귀를 안 뀌면 죽을 듯 얼굴이 누렇게 뜨는 것처럼 말을 안 하면 마음이 누렇게 타들어간다. 말은 곧 자기표현이요, 발산(發散)이다. 말은 입을 여는 순간 튀어나오지만, 그와 함께 영혼이 육체 밖으로 표출된다. 말은 ‘자아계시’(Self-revelation)라는 뜻이다. “그 말로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으니 말은 해야겠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그것이 궁금하다.
말(馬)에게만 힘이 있는 게 아니다. 말(言)에도 힘이 있다. 그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권세가 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라는 말처럼 멀리멀리 날아간 말이 사람을 살리는 묘약이 되기도 하고,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그러니 우리 인생 선배들은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라”라며 입을 다물었는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닌지라 성경이 오래전 증거한 교훈을 살펴보겠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말의 문제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되 지혜 있는 말을 하라는 것이다. 오히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