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2년 02월

교회에 오는 반가운 손님

과월호 보기 최경희 권사(광주광역시 북구 복룡길)

2020년 12월 30일, 눈이 많이 오는 날 이사를 했다. 18년 동안 교회에서 도보로 5분도 안 걸리는 곳에 살다가,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이사를 하니 여러 염려가 몰려왔다. 이사를 하면 교회 행정실장으로 봉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극구 반대했는데, 쓸데없는 염려였다. 이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용하실 때는 영성과 체력, 지혜와 재정 등 모든 것을 채우시고 능력을 더해 주심을 깨닫게 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교회 안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훈련 사역이 있었다. 양육반, 영성반, 교회론반, 제자훈련, 사역훈련, 세례학교, 바나바사역자모임, 중보기도모임, 가정교회모임, 금요연합기도회, 전도 등이다. 성도들은 교회와 가정에 함께 모여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며 기도하고 전도하는 신앙생활의 은혜와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공동체의 모든 교제가 중단되고 교회 내의 업무도 크게 줄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교회에 오는 성도들이 점점 줄어, 지금은 교회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즘 나는 교회에 출근하면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그러면 구걸하러 오는 분도 있고 물을 먹으러 들어오는 아이들도 있다. 전도하기 어렵다고 하는 비대면 시기에 이렇게라도 교회에 발걸음을 들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지 모른다.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오면서 요즘은 열 명 남짓의 초등학생들이 교회에 와서 탁구와 배드민턴을 하며 놀다 간다. 나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책도 읽어 주며 재미있게 놀다 가도록 마음을 쓴다. 가끔은 허기져 보이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 주기도 한다. 물론 온도 체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도 철저히 지킨다. 

주일학교가 중단된 상태에서도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보내 주시고 영혼 구원의 사역을 이뤄 가심에 감사드린다. 보내 주신 아이들이 복음 안에서 잘 양육될 수 있도록 주일학교가 속히 문을 열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