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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

믿음이 흔들릴 때 주신 회복의 은혜

과월호 보기 구찬양 성도(서울시 서초구 사임당로)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다 보면 믿음이 흔들리는지도 모르는 때가 있다. 때론 스마트폰 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콘텐츠들에 마음을 뺏긴 채, 하나님을 잊고 순식간에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가끔 성경책을 폈을 때, 글자만 읽히고 깨달음은 없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나님과 멀어진 것을 분명히 느꼈지만 일상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우울증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진단 결과를 들은 후, 나도 모르는 우울함이 나를 잠식했던 것을 깨달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마음 깊숙한 곳의 문제들을 꺼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히려 더 깊숙이 문제 속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내일이 주일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다락방을 섬기는 리더였고, 내일 있을 다락방 준비를 하나도 못한 상태였다. 내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다락방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 힘이 들었다.

결국 주일이 왔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회복을 위해 이미 모든 것을 준비하고 계셨다. 찬양으로 내 인생의 모든 것이 하나님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설교를 통해 일상의 삶에서 다른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설교 후에는 목사님이 먼저 다가와 안부를 물으셨고, 온전히 준비하지 못한 다락방 시간은 오히려 진실한 나눔을 통해 서로를 위해 중보하는 시간이 됐다.

늘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다. 흔들릴 때도 있고,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미처 깨닫지 못한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 나를 붙잡아 주신다. 다락방을 준비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라도 말씀을 읽게 하시고, 지체들을 통해 위로를 전하신다. 어쩌면 마음이 요동하고 다시 회복되는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일상이겠지만, 한편으론 하나님께서 나를 눈동자같이 지켜보고 계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언제나 회복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