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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힘든 상황이 준 선물, 말씀 묵상

과월호 보기 이송우 목사(인천시 계양구 용종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며 매일 빠뜨리지 않는 것은 말씀 묵상과 성경 통독이다. 항상 성경을 옆에 두시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할머니의 영향인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구절마다 여러 색깔로 덧칠돼 있는 오래된 관주 성경을 보면서 ‘아! 이 책은 이렇게 보는 건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내게 주시는 말씀에 표시를 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표시된 말씀들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일의 성경 묵상을 함께 나누는 삶이다. 예전에는 내 신앙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주변 사람들과 말씀을 나누는 시간이 조금씩 생겨났다. 그리고 매일의 말씀 묵상과 함께 성경 통독의 필요성을 항상 이야기한다. 전문적인 성경 통독 강사는 아니지만 말씀을 통해 위로를 받고, 말씀을 통해 ‘아, 맞다. 이렇게 살아야지’라는 깨달음이 이뤄지는 것에 스스로도 놀랄 때가 종종 있다.

최근 묵상하고 있는 말씀은 예레미야다.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가 울부짖으며 부르짖었던 회개와 돌이킴은 비단 그 시절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예레미야의 음성이 지금 나와 우리 가정에도 필요했다. 코로나 블루로 아이들도 아내도 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이 비정상적인 생활에 익숙해져 언제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희망을 꿈꾸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이런 상황 때문에 더 간절하게 말씀을 붙들고 사모하게 됐으며, 함께 말씀을 읽으며 말씀대로 살려는 시도를 해 본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주일설교를 통해 받은 은혜를 생각하며 한 주를 살았지만, 이제는 매일 주시는 말씀을 기억하고, 쉽지는 않지만 적용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삶이 코로나19가 우리 가정에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위기가 없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겠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여전히 나아지거나 뚜렷한 변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변화는 우리 가정에 말씀 묵상이 주는 작은 기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