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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정유재 성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나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전공하고 직업으로 삼기까지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렸지만, 내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했다. 스스로 그림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에, 그림 그리기를 미루거나 회피하기도 했었다.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창작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성경을 읽는 가운데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잠 29:25)는 말씀이 눈에 들어왔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 안에 숨어 있던 깊은 속마음을 들춰내셨다. 말로는 그림을 통해 하나님을 나타내고 싶다고 했지만, 실은 빨리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빨리 멋진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게 하시고, 대신에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사귐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
이후 하나님과 교제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떠오르는 이미지나 느낌을 조금씩 그림에 옮겨 보기 시작했다.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내게 주셨던 은혜와 위로가 그림을 통해 흘러갈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됐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며 2년여의 시간이 흘렀을 때, 우연히 청년 미술 공모전을 알게 됐고, 그림을 전시하게 됐다. 그림을 전시하며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응원에 감사의 마음이 넘쳤다.
전시가 마무리될 무렵 친한 언니와 통화를 했다. 언니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기도하던 중이었는데, 내 그림을 통해 하나님의 응답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 그림은 내 삶의 문제로 소망이 사라질 때 시선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임재로 인한 샬롬이 찾아온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내게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동일하게 언니에게도 전해졌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앞으로도 목자 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삶이 되길 바라며, 내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