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1년 05월

염려를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

과월호 보기 김원희 집사(부산시 북구 덕천동)

 지난해 9월, 17시간의 진통 끝에 나는 엄마가 됐다. 출산의 고통을 지나 만나게 된 시온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너무나 예뻤지만, 시부모님도 친정 부모님도 안 계신 나는 혼자서 이 어린 생명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서 2주간 집에서 산후 도우미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도우미 이모님이 오기 전날 밤 나는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우리 집이 산꼭대기라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와야 하는데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불만스러워하지 않을까, 혹시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건 아닐까 등 의심과 불안의 문 앞에 서 있었다. 다음날 아침, 놀랍게도 걸어서 5분이면 우리 집에 올 수 있는, 옆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분이 산후 도우미로 오게 됐다. 게다가 우리 가정의 상황을 살펴보신 후 아무런 대가 없이 도움을 주기로 하셨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적막한 집에 나와 시온이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왠지 모르게 자꾸 지치고 우울했는데, 그때마다 도우미 이모님이 와서 집안 가득 맛있는 음식 냄새와 사람의 온기를 채워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나 대신 하나님께서 꼭 갚아 주시기를, 이모님도 예수님을 믿게 되기를 기도했다.
임신을 하고 숱한 걱정을 했다. 돈이 많이 든다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육아를 도와 줄 사람이 없는데 잘할 수 있을까. 늘 노심초사했다. 염려는 곧 불신앙이라고 했던가. 하나님께서는 늘 내 염려를 뛰어넘어 일하시고,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신다. 시온이를 키우는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경험하며 시온이도 크고 나도 크고 있다.
시온이를 키우면서 매일 새로운 문제 앞에 서지만, 이제는 시온이를 나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이의 참된 부모 되신 하나님께서 세심하게 간섭하시며 공급하고 계심을 믿는다. 독박 육아가 아니라, 나와 밀착 동행하시며 함께 시온이를 키워 주시는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