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질 일이 많음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책임이 버거워지기만 한다. 그 결과, 자신에게 위기가 찾아오는 것을 무척 두려워한다. 갑작스러운 질병, 준비되지 않은 퇴직처럼 내 인생을 향해 몰아치는 맞바람을 두 팔 벌려 당당하게 맞이하긴 너무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보험을 들고 권력 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기드론 시내 건너편 겟세마네 동산에서도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 가룟 유다와 군인들이 예수님을 체포하려고 온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자들은 당황했고, 시몬 베드로는 자신의 칼로 대제사장의 종의 오른쪽 귀를 베어 버렸다. 강력한 저항을 시도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칼을 칼집에 꽂으라고 말씀하셨다(11절). 예수님은 하나님 말씀을 따라 자신이 속죄양으로서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할 때가 임박했음을 인식하고 계셨다. 이 고난은 피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 이 모든 과정은 인간의 궤계로 인한 실패와 패배가 아니었다. 오히려 예수님은 이 사건이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는 영광스러운 승리로 끝날 것을 알고 계셨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
현재의 고난이 장차 우리에게 주어질 영광이라는 사실(참고 롬 8:18)을 아는 순간, 고난은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절망이요 끝이 아니라, 견디며 이겨 내면 되는 극복의 대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예수님은 40일 금식 이후 가장 센 인생의 맞바람을 당당하게 맞이하셨다. 예수님은 자신이 체포되면 이어서 십자가 고난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다.
시편 기자는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를 말한다. 곧 하나님이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며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시 46:1)이시기 때문이다. 내가 맞이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사건들의 결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어떤 고난도 이길 힘을 얻게 된다.
남자들이여, 인생의 맞바람이 불어올 때 그대는 주저하며 뒷걸음치는가? 아니면 맞바람에 굴하지 않고 현실을 극복하며 소망을 이루어 가고자 하는가? 우리 인생의 결론은 천국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믿는다면 오늘 이 현실을 두려워하지 말자. 오히려 이 현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내 인생을 의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