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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아쉽고 안타까울 때가 있다. 취지와 목적은 사라지고 겉치레와 화려함만이 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기 때문이다. 본질이 사라지고 비본질이 더 중요한 모임에 참석했음을 뒤늦게 알고 난 후, 내가 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
베데스다 연못에서 38년 동안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한 병자가 안식일에 예수님의 말씀으로 치료받고는 누워 있던 자리를 들고 간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이 일에 대하여 안식일 논쟁이 벌어졌다. 병을 치료하는 일도, 환자가 누웠던 자리를 들고 가는 일도 율법이 말하는 형식주의와 외식주의의 기준에 위배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형식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 형식이란 오직 하나님을 향해 진실하고도 간절한, 그리고 온전한 마음을 담기 위한 형식일 때 의미가 있다. 안타깝게도 유대인에게는 이러한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형식을 지키기 위한 규칙들만 남아 외식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자신들이 만든 율법과 규례가 하나님의 관심보다 더 컸다. 죄 용서함을 받는 것과 병든 자가 예수님을 통해 치유받은 일 모두 안식일에 위배된다며 예수을 핍박하려 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바리새인들은 알 수 없었다. 바리새인들에게는 38년 된 질병에서 벗어나 치유받은 것보다 누워 있던 자리를 들고 움직였던 것이 더 중요한 논쟁거리가 된 것이다.
곧 비본질을 본질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 셈이다. 헌금을 새 돈으로 준비하여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내 삶을 지켜 주신 축복에 대한 감사가 없는 헌금은 의미 없는 헌금에 불과하다. 안식일 논쟁을 보면서 주일성수하는 우리의 태도를 점검해 보자. 예배를 일찍 드리는 이유가 이웃과 교회를 향한 섬김이 아닌 나의 편의와 안락함을 위한 것이라면 그날의 이른 예배는 형식이 된 것이다.
남자들이여, 주일에 나의 하루는 어떤 시간들로 채워지는가? 예배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들을 나의 여가에 쏟아붓는 날이 주일은 아니다. 주일은 주님 안에서 예배와 섬김으로 생활하는 날이다. 그리고 평안한 쉼을 통해 일주일을 하나님 뜻대로 살기 위해 영적 준비를 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