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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치장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넥타이, 커프스버튼, 펜, 벨트, 손목시계, 신발이 거의 전부다. 남자들은 대부분 편하고 부담 없는 것을 사용하려 한다. 간혹 비싼 볼펜이라도 하나 생기면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꽤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나 나만의 애장품이나 값비싼 물건보다 더 잘 관리하고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익숙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이 은혜를 크게 경험한 한 사람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자.
히스기야는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앗수르 왕의 편지를 여호와 앞에 펴 놓고 기도했을 뿐 아니라, 낯을 벽으로 향한 채 심히 통곡하며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문제를 내어 놓고 기도했다. 그 결과 나라가 보호받고 자신의 생명이 연장되는 은혜를 경험한다. 히스기야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 세상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경험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 주시는 은혜를 맛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질병이 치료된 후 바벨론 왕 브로닥발라단이 위문 사절단을 보내 왔다. 히스기야는 왕궁의 보물고와 군기고를 보여 주며 자신의 부귀영화와 국력을 자랑했다. 바벨론과 군사 동맹을 맺어 앗수르를 견제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다. 먼저 바벨론 왕에게 자신의 질병을 고치시며 목숨을 연장시켜 주신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자비하심을 알리고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 히스기야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자신의 능력을 상징하는 것들을 드러내 보여 주었다.
그는 출애굽 시절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 남자들 역시 히스기야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자신이 경험한 풍성한 하나님의 사랑과 전능하심을 잊은 채, 자신의 소유와 명예를 자랑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 하나님의 은혜보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여 스스로 위대한 존재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다.
남자들이여, 그대가 누군가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시간이 지나면 별 의미 없어질 물건과 자신의 공로인가? 우리 삶의 능력이 되시고, 소망의 출발점이 되시는 하나님을 자랑하자. 남자들에게 가장 쉽게 찾아오는 유혹은 ‘하나님 은혜’를 고백해야 할 순간에 ‘내가 ~을 했다’를 말하려 하는 것이다.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를 자랑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