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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김영은 집사(대구시 북구 신암동)
최근 SNS에서 읽은 “사람은 불행이 닥치면 영원할 것처럼 힘들어하면서, 기쁜 일은 이것도 곧 지나가겠지 하고 여긴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돌이켜 보면 내가 그랬다. 고난이 오면 그것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괴로워하고, 때로는 하나님을 원망했다. 고난의 상황을 벗어난 후에야 그 시간에도 함께하시며, 견디게 하시고 피할 길을 주신 하나님께 뒤늦은 감사를 드리곤 했다. 그렇게 내 감사의 타이밍은 항상 늦었다.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 동역자들과 기도제목을 나눴다. 오랜 시간 해결되지 않은 기도제목이었다. 동역자들과 함께 1년 동안 열심히 기도했는데, 훈련을 마칠 때까지도 응답받지 못했고 상황은 그대로였다.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6개월 정도가 지난 후에 하나님께서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을 통해 길을 열어 주셨다. 제자반 모임에서 삶을 나누며 또 한 번 늦은 감사의 고백을 드릴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자반을 시작하며 나눴던 모든 지체들의 기도제목이 다 응답돼 있었다. 내 마음은 감사로 뜨거워졌지만 동시에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제는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미리 감사하는, 진정한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며 또다시 고난이 찾아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직장 일을 해내며 심신이 지쳐 슬픈 일이 없는 데도 눈물이 흐르는 상태가 됐다. 거래처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하염없이 울던 중에 뜬금없이 감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암울하고 당장 아무것도 바뀌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언젠가 더 나은 상황으로 옮겨 주시고 현재를 견딜 힘도 주실 것을 확신하며, 이미 받은 것처럼 미리 감사를 드렸다.
눈물이 그치고 힘이 났다. 마법처럼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기도드린 대로 견딜 힘을 주셨고, 시간이 지난 후 순적한 삶으로 옮기게 하셨다. 이것이 나의 작지만 부끄럽지 않은 감사 제목이다. 앞으로도 항상 앞서 일하시는 하나님께 이른 감사의 고백을 올려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