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9년 07월

감추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기

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어린 시절 부모님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어도, 어머니는 내 얼굴색과 행동을 통해 재빠르게 눈치채셨다. 어머니는 “네가 말 안 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한마디에 당황해 감추려고 했던 일을 다 털어놓았고, 부끄러움도 잠시,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를 사랑하시는 어머니는 내 마음을 다 읽고 계셨다. 부모님도 이런데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어떠실까. 우리는 많은 것들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를 살피시는 그분의 눈길은 결코 피할 수 없다. 이사야 선지자는 “자기의 계획을 여호와께 깊이 숨기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사 29:15)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진행하던 무렵, 아간은 여리고 성을 함락시키는 과정에서 전리품을 숨겼다. 그때 하나님은 크게 노하셨다(수 7:3). 아간이 숨긴 재물은 외투 한 벌, 은 이백 세겔, 금덩이 한 개였지만 이후 아이성 전투의 패배가 아간의 죄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자, 아간은 그가 숨긴 물건 외에 모든 소유물을 쏟아 내고 자녀들과 함께 돌에 맞고 불살라졌으며, 사람들은 그 위에 돌무더기를 쌓았다(수 7:1~26).
초대 교회 성도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자신의 소유를 팔아 그 돈의 일부만을 교회에 바쳤다(행 5:1~11). 하지만 그들이 일부가 아닌 전액을 드렸다고 속인 결과, 베드로에게 책망을 받아야 했고 결국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아나니아의 죄목은 성령을 속인 죄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특히 남자들은 하나님 앞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 든다. 기쁨, 우울, 사랑, 그리움 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주저한다. 기도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것들을 하나님 앞에 잘 내려놓지 못한다. 내가 할 일과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할 일로 구분하려 든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깊은 곳까지 통달하시는 분이다(고전 2:10).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고 마음이다. 이제부터는 하나님께 감추지 말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나아가 하나님께서 온전히 내 삶의 주인이 되시게 하자. 내 힘과 계획으로 세상을 살기에는 너무 힘들다. 하나님 앞에서는 감출 것도 없고, 맡기지 못할 일도 없다. 이제 마음을 열어 하나님께 기도하며 맡기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