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0년 02월

사람이 좋다

과월호 보기 조충현 목사(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어제는 우연찮게 예전 메모장을 정리하다가 투병 중에 썼던 글을 발견했다.
“사람, 오랜만에 여러 지인들을 만났다. 병원, 직장, 식당에서. 예전에는 사람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사람을 만나니 내 마음속에 어느새 희열이 샘솟는 것을 발견했다. 역시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왜 이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을까!”
2012년 1월 30일, ‘전격성 간경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뇌사자로부터 간 이식을 받았다. 하지만 이식 수술 이후 거부 반응으로 간이 장기로서의 작동을 멈추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사망의 그늘에 앉아 죽어 가고 있는 내게 기적의 은혜를 베푸셨다. 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 기능을 하게 됐고, 첫 번째 이식을 받은 지 열흘 만에 두 번째 간 이식을 받도록 인도하셨다. 이식 수술 후에는 감염의 위험 때문에 병원에서도 격리돼 지냈고, 퇴원 후 집에서도 거의 1년간을 작은 방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1년의 격리 기간을 보내고 오랜만에 함께 사역했던 동료와 성도들을 만난 것이다. 그때서야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 그렇게 깨달은 은혜를 놓치기 싫어서 메모장에 적어 놓았던 것 같다.
다시 시간이 흘러 하나님께서는 내게 소중한 사람, 배우자를 만나게 하셨다. 나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아내와 함께 유업을 받을 자로 동거하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믿고 도와주며 한 소망을 품고 진실한 남편으로 살아갈 것이다. 나는 이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새롭게 깨닫게 됐고, 기쁨의 감사를 드리게 됐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사역에 함께 동역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게 하시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많지 않다. 옆에서 든든히 격려해 주는 좋은 사람, 좋은 동역자를 만날 때 더 멋지게 살 수 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삶으로 인도해 주시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