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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조충현 목사(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어제는 우연찮게 예전 메모장을 정리하다가 투병 중에 썼던 글을 발견했다.
“사람, 오랜만에 여러 지인들을 만났다. 병원, 직장, 식당에서. 예전에는 사람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사람을 만나니 내 마음속에 어느새 희열이 샘솟는 것을 발견했다. 역시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왜 이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을까!”
2012년 1월 30일, ‘전격성 간경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뇌사자로부터 간 이식을 받았다. 하지만 이식 수술 이후 거부 반응으로 간이 장기로서의 작동을 멈추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사망의 그늘에 앉아 죽어 가고 있는 내게 기적의 은혜를 베푸셨다. 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 기능을 하게 됐고, 첫 번째 이식을 받은 지 열흘 만에 두 번째 간 이식을 받도록 인도하셨다. 이식 수술 후에는 감염의 위험 때문에 병원에서도 격리돼 지냈고, 퇴원 후 집에서도 거의 1년간을 작은 방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1년의 격리 기간을 보내고 오랜만에 함께 사역했던 동료와 성도들을 만난 것이다. 그때서야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 그렇게 깨달은 은혜를 놓치기 싫어서 메모장에 적어 놓았던 것 같다.
다시 시간이 흘러 하나님께서는 내게 소중한 사람, 배우자를 만나게 하셨다. 나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아내와 함께 유업을 받을 자로 동거하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믿고 도와주며 한 소망을 품고 진실한 남편으로 살아갈 것이다. 나는 이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새롭게 깨닫게 됐고, 기쁨의 감사를 드리게 됐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사역에 함께 동역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게 하시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많지 않다. 옆에서 든든히 격려해 주는 좋은 사람, 좋은 동역자를 만날 때 더 멋지게 살 수 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삶으로 인도해 주시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