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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6백만 원의 기적

과월호 보기 이제윤 집사(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나는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7남 2녀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에 많은 자녀들을 키우시며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셨다. 요즘 사람들 말로 내게는 물려받을 재산이 1도 없었다. 그중 감사하게도 형님들에게 6백만 원을 빌려, 단칸방에서 첫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추위와 싸우며 신문 배달을 하고, 뙤약볕에 막노동도 했다. 때론 힘들게 일한 막노동의 일당을 못 받기도 했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서 대중교통이 끊길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후, 택시비를 아끼려고 한 시간이 넘는 길을 걷기도 했고, 어떤 때는 택시 기사님께 2천 원어치만 태워 달라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삶은 왜 이런가?’라며 원망하거나 비관한 적은 없었다. 남들과 비교하지도, 남을 부러워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신앙생활을 시작한 고2 때부터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지금은 힘들지라도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희망과 자신감이 앞섰고, 자존감이 강한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더욱 감사한 것은 내 안에 감사가 넘치니, 더 큰 감사를 드릴 수 있게 하신 점이다. 6백만 원으로 시작한 보잘것없는 삶이었지만, 중견 기업의 인사팀장이 되게 하셨고, 어엿한 내 집도 허락해 주셨다. 《6백만 원의 기적》이라는 책도 쓰게 하셨고,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트로트 가수와 MC로 데뷔해서 라디오 출연도 하고 행사도 하게 하셨다. 또한 가끔은 공무원, 기업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에 대한 멘토 강연도 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주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게 하셨다.
내 인생의 첫 종잣돈인 6백만 원에 하나님께서는 다함없는 은혜를 부어 주셨다. 지금 나는 교만해지지 않으려고 더욱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며 살고 있다. 이 모든 것과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다시 한 번 고백하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