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이정미 집사(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나는 어려서부터 낯선 곳을 가고,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참 어려웠다. 그래서 새 학년이 돼 낯선 아이들로 가득한 교실에 들어가 새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 부끄러움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사람들 앞에서 주목을 받으며 말하는 순간이 공포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심하게 감정 이입을 해 과도한 에너지를 쏟곤 했다. 나는 이래저래 문제가 있는 성격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여전히 폭 넓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어렵지만 소수의 사람과 깊고 진실한 관계를 맺으며, 공감을 잘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인식하게 됐다.
나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교육의 현장에서 만난다. 1년 전 학생들과 걱정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수업 중에 한 친구가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을 이야기했다.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듣는 내내 자신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친구의 용기에 감동하며, 얼마나 고민이 되고 힘들지 공감이 됐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온 마음으로 들으며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기도할게”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소중한 친구가 이 힘든 시간을 잘 견뎌 내고, 친구의 아픔이 성장의 자양분이 되며, 그 가정에 치유와 회복이 있길 기도한다.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의 현장에 나갈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과 언어를 구하며 기도한다. 스스로를 너무 작고 부족하다고 여기며 기죽어 있는 이 세상의 수많은 어린 이정미들에게, 예전에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잘하고 있어. 기다려 줄게”와 같은 따뜻한 말과 눈빛을 전하는 진짜 어른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