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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박노영 집사(경북 경산시 옥곡동)
어느 날 몇 년간 연락이 뜸하던 고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직장 근처로 온다는 친구와 급하게 약속을 잡았다. 반가운 마음도 컸지만 혹시 보험이나 물건 판매를 권하진 않을지 긴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친구와 만나니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은 사라졌다. 마치 떨어져 지냈던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편하게 학창 시절의 추억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화 중에 갑자기 친구가 내게 질문을 했다. “근데 너 교회 다니지? 아직도 잘 다니고 있어?” 친구의 갑작스런 질문에 순간 말문이 얼어붙었다. 나는 무교였다가, 대학교에 진학한 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됐다.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고교 시절과 달라진 나에 대해 친구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워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친구는 최근 지인을 통해 예수님에 대해 들으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예수님을 믿고 교회에 등록해 신앙생활을 시작하려 하는데, 행동에 옮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졸업한 후에 내가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을 알게 됐고, 명절 때 단기선교 여행에 가느라 고향에 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궁금해졌다고 한다.
그날 나는 친구에게 내가 만난 예수님에 대해 전할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 다 차려 주신 밥상에 그야말로 숟가락만 들어, 한 영혼이 결단을 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일을 돕게 됐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영혼을 전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친구에게처럼 많은 사람들의 친절과 사랑, 양보, 복음 제시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내게 찾아와 주신 예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