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황인자 권사(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나는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혼자 주일학교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중고등부 주일학교와 대학부에서 교회 생활을 하며, 유난히 엄격했던 아버지의 핍박에 예배를 못 드리고 울면서 지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성장기의 내 삶은 거의 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행복한 생활이었고, 대학생 때는 드디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더 벅찬 감동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교회에서 만나는 친구들 중 모태신앙인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잘 믿는 가정의 남편을 만나 아이들을 모태신앙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인생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나는 믿지 않는 남편과 결혼했다. 그때는 남편을 내 힘으로 전도할 수 있으리라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감사한 것은 거대한 바위 같은 불신앙(?)을 소유한 남편 덕에 내 믿음이 일취월장했다. 남편이 불신자이니 내가 믿음의 가장 역할까지 해야 했고, 교회 사역과 가정, 일터를 챙기다 보면 주님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내가 가진 것에 비해 항상 후하게 주시며 어느 곳에 있든지 리더가 되게 하시고, 섬겨야 하는 환경을 주셨다. 이 모든 것이 내 믿음을 더 반석 같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인 것을 고백한다.
어린 시절 교회에 다닌다고 나를 그렇게 핍박하던 친정아버지와 어머니는 정말 감사하게도 소천하시기 전에 구원을 받으셨다. 딸도 불신자였던 사위와 결혼했지만, 사위가 딸과 함께 신혼부부 다락방을 다니며 믿음이 자라나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본가의 부모님을 위해 구원의 소망을 품은 사위를 보며 딸 부부의 신앙을 이끌어 주시는 다락방의 순장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때때로 아직 불신자인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께서 남편을 포함한 우리 가정에 그려 가실 그림을 기대하면서 말이다.